60대 10명 중 2명이 3년 사이 빈곤층으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성장 국면이 계속되는 가운데 은퇴시기가 겹친 데다 사회보장 시스템도 잘 갖춰지지 못한 탓으로 풀이된다.
29일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로 본 가구의 동태적 변화 분석’에 따르면 60세 이상이 가구주인 가구 중 2011년 빈곤층(소득 기준)이 아닌(빈곤하지 않음) 가정 중 2014년 빈곤층(빈곤함)으로 추락한 곳의 비중은 18.2%를 기록했다. 40~59세의 빈곤진입률 7.2%, 39세 이하의 6.3%에 비해 2~3배가량 높다.
소득 분위별로 봐도 이 같은 경향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60대 가구의 소득 최상위 계층인 5분위 중 절반 이상(54.5%)은 계층이 강등됐다. 4분위로 하락한 가정이 전체의 27.6%였고 2계단이 강등돼 중산층(3분위)가 된 가계도 15.7%나 됐다. 2011년 소득 중상 계층인 4분위였지만 강등된 가정의 비중도 절반(53.7%)이 넘었다. 3분위로 하락한 사람이 29.8%로 가장 많았고 2분위가 16.3%, 1분위가 7.5% 순이었다. 이외에 3분위 중 45.5%가 2011년에서 2014년 사이 계층이 내려갔으며 2분위에서 소득 극빈층인 1분위로 내려간 가정도 32.1%나 됐다.
가계의 자산 면에서 봐도 60세 이상 가구의 살림살이는 점점 악화됐다. 전체 10개 가구 중 2개 가정(21.4%)은 2012년과 비교해 2015년 순자산 계층이 하락했다. 40~59세(17.4%), 39세 이하(16.2%)와 비교했을 때 순자산 계층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일단 소득 측면에서 60세 이상 가구의 빈곤층이 늘어난 것은 은퇴한 사람들이 늘어나며 당장 소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자산 측면에서도 60세 이상은 소득이 크게 줄어 당장 쓸 돈이 없게 돼 자산을 처분했다. 한국 노인(65세 이상)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높은 가운데, 60세 이상 가구의 사정은 계속 팍팍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계속되는 경기불황과 시장 포화로 자영업자 가구의 경제사정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측면에서 2011년 빈곤층이 아니었지만 2014년 빈곤층이 된 비중은 9.1%로 임금근로자(6.9%)보다 높았다. 또 전체 10가구 중 3가구(28.4%)가 소득계층이 3년 사이 강등돼 임금근로자(20.8%), 무직 등 기타(14.9%)를 앞질렀다. 자산 측면에서도 2012년에 비해 2015년 계층이 하락한 가정이 10가구 중 2가구(22%)에 이르러 임금근로자(16.3%), 무직 등 기타(18.5%)보다 높았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