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넘게 후퇴하며 사상 최장기간 수출액 감소(14개월)를 기록했다. 다만 주력 수출 시장인 미국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섰고 주력 수출품목 가운데 휴대폰 등도 반등하며 우리 수출이 최악의 국면에서는 벗어나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지난달 수출액이 346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동월보다 12.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 수출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14개월 연속 하락해 최장기간 수출 마이너스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지난 2001년 3월~2002년 3월(13개월)보다 긴 기간이다. 지난달 수입은 14.6% 줄어든 290억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무역수지는 74억달러로 49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달 수출도 저유가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2월 배럴당 55.7달러였던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28.8달러로 반토막났다. 같은 기간 석유제품 수출단가도 배럴당 65.9달러에서 40.2달러로, 석유화학제품 수출 단가도 톤당 1,097달러에서 985달러로 줄어들며 두 제품에서만 7억8,000만달러 가까운 수출액이 증발했다.
하지만 전체 수출을 보면 최악이었던 지난달(-18.5%)보다는 소폭 개선됐다. 우선 우리 2위 수출 시장인 미국 수출(4.2%)이 7개월 만에 증가했고 4위 수출 시장인 베트남 수출도 17.9% 늘어났다. 아세안(10.3%)과 EU(5.0%) 수출도 양호했다.
특히 지난달 전부 마이너스(평균 -21.1%)를 기록했던 13대 주력 수출품목 가운데 컴퓨터(6.1%)와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2.8%), 일반기계(2.4%)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의 새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7 출시 효과로 무선통신기기 수출이 늘었고 글로벌 PC 교체 수요도 증가하며 컴퓨터 수출도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신규 수출품목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출 증가율도 지난달 29.7%를 기록해 1월(8.7%)보다 수출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지난달 화장품 수출도 22.4% 늘었다.
일부 지역과 품목 수출이 개선됐지만 본격적인 회복 판단은 여전히 어렵다.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 중국 수출액이 8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는데다 일본(-15%)·중남미(-6.9%)·중동(-6.0%) 수출이 안 좋기 때문이다. 주력 수출품인 석유·유화·철강·디스플레이 등도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수출 증가를 기대할 수준은 아니다.
나성화 산업부 수출입과 과장은 “2월 주력 품목들의 수출이 개선되며 1월보다는 수출 감소폭이 다소 완화됐다”면서 “다만 중국 등 신흥국 경기 둔화와 길어지는 저유가 등으로 수출 감소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