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권 오피스빌딩 시장에서 대형 빌딩과 소형 빌딩 간의 공실률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형 빌딩은 안정적인 공실률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소형 빌딩은 비어 있는 공간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탓이다.
이는 매매시장에서 소형 빌딩의 인기가 높은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라 관심을 끌고 있다. 문제는 소형 빌딩의 공실률이 앞으로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1일 리맥스코리아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소형 빌딩의 공실률은 지난 2012년 말 12.9%에서 지난해 말 15.2%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연면적 3만3,000㎡를 넘는 대형 빌딩의 공실률이 9.2%에서 7.2%로 낮아진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소형 빌딩의 공실률이 높아진 원인으로 크게 세 가지를 꼽고 있다.
첫 번째는 공급 문제다. 지난 3~4년간 강남권에 중소형 빌딩 신축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공급 과잉 현상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대형 빌딩 공급은 많지 않았지만 선릉공원 인근, 봉은사로, 교보타워 사거리 주변 등에서 중소형 빌딩은 꾸준히 공급됐다.
두 번째는 대체재로의 이탈이다. 구로·성수·성남 등지에서 비교적 저렴한 임대료에 편리한 주차장과 깨끗한 시설까지 보유한 아파트형 공장의 공급이 계속되면서 임차수요가 이탈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신규 임차 수요의 부재가 지목된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강남 지역의 신규 법인 설립마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탓에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중소형 빌딩주들은 공실을 줄이기 위해 렌트프리를 제공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고 있지만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경쟁력이 약한 중소형 빌딩의 공실률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장진택 리맥스코리아 이사는 "공실률 상승 추세가 이어짐에 따라 향후 소형 빌딩의 수익률은 감소할 것"이라며 "특히 소형 빌딩의 경우 임차인 유치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