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 여는 수요일] 하루의 사용법

하루의 사용법-조재형 作


슬픔은 수령하되 눈물은 남용 말 것

주머니가 가벼우면 미소를 얹어 줄 것

지갑을 쫓지도 쫓기지도 말고

안전거리를 확보할 것

침묵의 틈에 매운 대화를 첨가할 것

어제와 비교되며 부서진 나

이웃 동료와 더 견주는 건 금물

인맥은 사람에 국한시키지 말 것

숲 속의 풀꽃 전깃줄의 날개들

지구 밖 유성까지 인연을 넓혀갈 것

해찰을 하는데 1할은 할애할 것

고난은 추억의 사원

시간을 가공 중이라고 자위할 것

돌아오는 길에

낯익은 별들에게 윙크하기 잊지 말 것


슬프나 상처받지 않고, 가난하나 미소 잃지 않고, 침묵하나 뜻을 잃지 않고, 어제의 껍질을 부수어 오늘의 말랑함을 얻는 시인의 하루 사용법이로군요. 날마다 늘지만 해마다 잠자는 휴대폰 속 인맥이 아니라, 숲 속의 풀꽃과 전깃줄의 새들과 밤하늘의 유성들과 인연을 맺으니 천하가 당신 편이로군요. 내 낯빛 부루퉁할 때에도 별들이 웃은 건 당신이 윙크한 까닭이었군요. 더러 당신이 1할의 해찰로 여념 없을 때 내가 품앗이 윙크하리다. <시인 반칠환>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