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3세경영 막내린 두산 '형제 전통' 이어갈까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일찍이 "두산은 특정 회사나 사업(패밀리 비즈니스)을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사업을 하는 집안(비즈니스 패밀리)'이라는 전통을 물려받았다"는 말로 두산 형제경영의 특성을 밝힌 바 있다. 주력사업을 둘러싼 내분에 휘말리지 않고 형제경영을 해나갈 수 있다는 믿음의 표현이다. 이처럼 안정적으로 이어진 두산 3대 형제간 경영이 막을 내린 가운데 4대에도 전통이 지켜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 창업 120주년을 맞은 두산그룹은 고(故) 박승직 창업자와 고 박두병 초대회장(2대)에 이어 박 초대회장의 다섯 아들들(3대)이 차례로 경영을 맡아왔다. 박 초대회장의 장남인 박용곤, 차남 고 박용오, 3남 박용성, 4남 박용현을 거쳐 현재 총수를 맡은 5남 박용만 회장까지 두산그룹 5형제는 '사업하는 집안'이라는 전통을 잘 간직하고 있다. 물론 다툼도 없지 않았다. 지난 2005년 박용성 회장이 차기 그룹 회장으로 추대된 직후 그때까지 경영을 맡았던 차남 박용오 회장은 측근을 통해 "박용성·박용만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주장하며 검찰 수사까지 불러오기도 했다.

이제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이 이사회 의장에 오르며 4대 경영의 시작을 알린 가운데 재계는 박정원 회장의 취임이 형제경영의 '종언'일지 '도돌이표'일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용만 회장은 "4세들도 3대에 걸쳐 내려온 집안의 전통 속에서 커왔는데 쉽사리 변하겠느냐"고 언급한 적 있고 골고루 분산된 지분으로 형제들이 공동체를 형성한 그룹 지배구조를 고려하면 형제경영이 4대에도 계속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두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형제경영이 끝났고 4대 경영이 시작됐다는 사실 말고는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았다"며 "미래 경영권의 향배는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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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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