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유화제품 분석용 액체 인증물질 국산화 성공

표준과학연 김용두 박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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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두 박사가 CRM의 미세 누출과 교차오염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주름관 정압 실린더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표준과학연구원

최근 식품·의약품·환경·안전 등의 측정기술 분야에서 인증표준물질(CRM)의 중요성이 재차 강조되고 있다. 신뢰할 수 없는 측정 결과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제품 신뢰도 저하와 함께 무역상 기술장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2일 대기환경표준센터의 김용두·우진춘 박사팀이 석유화학제품 분석용 1차 혼합액체 인증표준물질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액체 CRM은 액화석유가스(LPG)와 중합체 공정 분석용으로 세계 최고 수준인 2년의 유효기간과 0.1%의 불확도를 갖는다.

인증표준물질이란 물질 분석에서 기준이 되는 것으로 조성성분과 함량·불확도가 정확히 측정돼 있어 다른 시료와 비교측정할 때 쓰이는 물질을 일컫는다.

연구팀에 따르면 석유화학제품은 대개 상온에서 액체와 기체가 공존하기 때문에 관련 장치의 교정이나 측정 방법 및 절차 등을 평가할 때는 액체물질을 기화시킨 뒤 기체 CRM과 비교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시료의 기화 과정에서 측정 오차 발생의 우려가 존재한다.

김 박사는 "이에 영국 등 선진국 표준인증기관들은 시료를 액체 상태 그대로 분석 가능한 액체 CRM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며 "액체 CRM을 이용하면 측정 정확도 향상은 물론 동일 크기의 저장용기에 기체보다 월등히 많은 CRM을 충전할 수 있어 잦은 교체의 불편함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액체 CRM 개발을 위해 연구팀은 제조장치인 정합(整合) 실린더를 직접 개발했다. 기존의 피스톤식 정합 실린더는 장기간 사용 시 시료와 가압용 헬륨가스를 분리해주는 피스톤의 기밀성이 낮아지면서 교차오염의 우려가 컸다. 반면 연구팀이 2년여의 연구를 거쳐 개발한 주름관 정합 실린더는 내부를 2개의 공간으로 나눈 기존 실린더와 달리 피스톤 없이 두 개의 실린더를 이용해 내부를 분리시킴으로써 누출과 교차오염을 원천 봉쇄했다.

김 박사는 "피스톤식 실린더로 생산한 액체 CRM은 표준물질로 사용하기 어려운 5~20%의 높은 불확도를 가진다"며 "2년이라는 장기 유효성과 0.1%의 낮은 불확도를 지닌 액체 CRM 개발이 가능했던 근간에 주름관 실린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연구팀은 각국 표준기관 간의 LPG 국제비교에 LPG 액체 CRM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주름관 정합 실린더와 액체 CRM 제조에 관한 원천기술을 산업용 가스 업체인 덕양가스에 정액기술료 4,300만원을 받고 기술이전한 상태다.

김 박사는 "그동안 탄화수소 계열 석유화학제품 품질 측정용 액체 CRM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면서 석유화학 기업들의 부담이 적지 않았다"며 "이번 성과가 실용화되면 연간 100억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덕=구본혁기자 nbg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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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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