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증권업종지수가 6개월여 만에 1,000포인트 넘게 급락했다. 증시 불황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와 파생상품 손실로 3·4분기 증권사 실적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증권업종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87포인트 떨어진 1,813.50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5월22일 기록한 최고가(2,945.09) 대비 38% 추락한 것이다. 증권업종지수의 부진은 거래대금 감소와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이익 및 채권 평가이익 감소에 영향을 받았다. 특히 최근 증권사가 저금리 상황에서 수익성 유지를 위해 부실 위험이 큰 저등급 채권비중을 높이면서 파생상품의 손실이 컸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에 따르면 증권사 파생결합증권 헤지운용 과정에서 신용등급 AA등급 이하 채권비중은 2010년 말 31.4%에서 2015년 3월 말 47.7%로 16.3%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우량한 AAA등급 채권 비중은 43.2%에서 25.8%로 17.4%포인트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위험 파생상품이 늘면서 추가 손실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예기치 않은 쇼크가 국내외에서 발생하면 저신용등급 채권은 매각이 어려워 유동성 확보가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부실 위험성이 극히 낮은 안전 채권 비중이 높아 단기간 지급결제 시스템에 직접적인 위험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4·4분기 증권업종 전망을 긍정적으로 봤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 우려가 채권평가손실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급격한 금리상승 가능성이 낮아 대규모 채권평가손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수탁수수료와 판관비 개선 등 증권업의 구조적 이익체력 증대도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경기부양을 위해 자본시장을 활용할 당위성이 커져 높은 거래대금 수준을 지속시킬 수 있고 연말 배당수익률 상승도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을 견인할 요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