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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제’ 앞에 무너진 이세돌, ‘알파고’엔 과연?

지난 5일(한국시간)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열린 ‘제1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결승에서 이세돌 9단(좌)이 중국의 커제 9단(우)에게 패했다./한국기원지난 5일(한국시간)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열린 ‘제1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결승에서 이세돌 9단(좌)이 중국의 커제 9단(우)에게 패했다./한국기원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세기의 대전’을 앞두고 이세돌 9단이 커제 9단과의 대국에서 패했다.


이세돌 9단이 4연승의 여세를 몰아 농심배 결승에서 한국의 우승을 거머쥐었다면 숙적인 커제 9단으로부터 자존심 회복과 AI(인공지능)의 기습에 맞설 자신감까지 충전할 수 있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농심배에서 올해로 3년째 우승컵을 따낸 중국의 커제 9단은 이세돌 9단과의 역대전적이 8승 2패라는 높은 승률을 자랑하는 선수다. 그는 1997년생인 20세로 2008년 프로에 입단해 2014년 10월 중국 속기전인 제16회 아함동산배에서 입단 6년 만에 첫 우승을 거둬 바둑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은 지난해 삼성화재배 준결승과 지난 1월 몽백합배 결승 그리고 지난달 하세배 결승까지 커제 9단에게 연이어 패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바 있다.

또다시 농심배 결승에 패한 이세돌 9단은 대회가 끝난 직후 담담한 표정으로 복기하며 커제 9단과의 대국 내용을 되짚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시상식과 기자회견에는 참석하지 않고 조용히 숙소로 이동했다.


이세돌 9단은 지난 1일 농심배 기자회견에서 “농심배보다는 알파고 쪽에 부담을 더 느낀다. 여기서 느끼는 부담이란 한 판이라도 지면 안 된다는 부담”이라고 말한 바 있어, 농심배 결승에서 알파고와의 대전으로 인한 심적 부담이 경기승패에 작용했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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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앞으로 다가온 알파고와의 대전을 두고 과학계에서 승패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아직 ’이세돌 승리‘를 예상하는 쪽이 우세하지만 농심배 경기 이후 ’알파고 승리’를 점치는 의견도 팽팽하다.



실제 알파고는 사람이 1천 년 이상 걸릴 100만 번의 대국을 한 달 안에 학습한다. 개발자인 구글 또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승률을 50 대 50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은 이벤트성 경기가 아니라 AI(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를 엿 볼 지표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인간 대 인간’의 대국에서 패한 이세돌 9단. 하지만 바둑팬들은 ‘인간대표’ 이세돌 9단이 오는 9일 ‘인간 대 로봇’ 대국에서 “한 판도 질 수 없다”는 강인한 인간의 저력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정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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