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명성만으론 고객 만족 못시킨다" 럭셔리카 끊임없는 변신

롤스로이스 '블랙배지' 강력한 검정색으로

벤틀리 최고급 '뮬산' 대리석으로 실내 장식… 페라리는 트렁크 개선

수요·기술 변화 발맞춰 브랜드가치 업그레이드


Switzerland Geneva Auto Show [YONHAP NO-0656] (AP)
AUTOSHOW-GENEVA/VOLKSWAGEN-LUXURY [YONHAP NO-1689] (REUTERS)_누끼없음
SWITZERLAND GENEVA MOTOR SHOW [YONHAP NO-2467] (EPA)__누끼없음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슈퍼카에게도 이 명제는 똑같이 적용된다. 지금까지 쌓아올린 위상에 안주하지 않고 시장 수요의 변화와 기술의 발전에 따라 브랜드의 색깔과 고정관념을 깨고 끊임없이 변신하고 있다. 또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오는 13일(현지시간)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86회 제네바 모터쇼'에서도 슈퍼카 브랜드를 비롯해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진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럭셔리카·슈퍼카의 변신은 무죄=이번 모터쇼에서 럭셔리카 브랜드들은 한 차원 더 높은 럭셔리의 기준을 제시했다.

세계 3대 명차인 롤스로이스는 이번 모터쇼에서 스핀오프 브랜드격인 '블랙배지'를 공개하고 대표 모델인 '레이스'와 '고스트'에 적용했다. 블랙배지는 럭셔리 브랜드 롤스로이스에서도 한차원 더 고급스러워진 라인업이다. 레이스 블랙배지와 고스트 블랙배지는 롤스로이스의 상징인 환희의 여신과 차량 외장이 모두 강렬한 검정색으로 변경됐다. 차에 붙는 롤스로이스 로고 역시 모두 검정색 바탕에 은색 글씨로 개선돼 더욱 고급스러워졌다. 특히 고스트 블랙배지의 출력은 603마력으로 기존보다 40마력이나 높아졌다.

벤틀리 역시 최고급 모델 '뮬산'의 고성능 모델인 '뮬산 스피드'와 실내 공간을 넓힌 '뮬산 EW', 리무진 모델 '뮬산 그랜드 리무진'을 통해 럭셔리의 기준을 한층 더 높였다. 뮬산 그랜드 리무진은 실제 대리석을 잘라 실내 장식에 사용했고 앞좌석 뒤에 붙어 있는 모니터는 뒷좌석에 앉은 고객의 필요에 따라 의자 속으로 넣었다 뺄 수 있어 거추장스러움을 없앴다. 버튼 하나로 창문이 투명 또는 불투명으로 바뀐다.

슈퍼카 브랜드는 실용성을 끌어 올리는 중이다. 페라리는 4인승 스포츠카 'FF'의 이름을 'GTC4루쏘'로 바꾸고 디자인과 성능을 대폭 개선했다. GTC4루쏘는 트렁크에 짐을 실을 수 있고 특히 뒷좌석을 접으면 골프백 1개와 2~3개의 보스턴백을 함께 넣을 수 있다. 페라리는 제네바 모터쇼 부스에서 실제로 골프백을 넣은 모습을 전시했다.

맥라렌은 브랜드 최초 그랜드 투어러(장거리용 차) '570GT'를 선보였다. 차량 뒷부분 유리를 왼쪽으로 열면 작은 트렁크 공간이 나온다. 부가티와 코닉세그는 하이브리드 슈퍼카를 내놨다. 폭스바겐그룹의 엔진 기술력의 상징인 부가티는 하이브리드 엔진을 가미한 최고 1,500마력의 '시론'을 공개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중에서는 BMW가 7시리즈 최초로 고성능 모델 'M760i x드라이브'를 공개했다. 아우디는 기존에 없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2'를 선보였고 폭스바겐은 소형 SUV 'T-크로스 브리지'를, 스페인 브랜드 세아트는 첫 SUV '아테가'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시장 수요·기술 발전이 바꾸는 자동차=세계적 명성을 가진 주요 자동차 브랜드들의 변신에는 시장의 수요가 가장 큰 영향을 줬다.

럭셔리카들은 중국 경기 침체 여파로 줄어든 수요를 한 차원 더 높은 럭셔리카로 회복하려는 모습이다. 이러한 변신에는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철학이 반영되기도 한다. 페라리 GTC4루쏘는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페라리 CEO의 실용주의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다만 변화의 모습이 완전히 새로운 차를 내놓기 보다는 기존의 모델을 소폭 개선하는 것에서 머무는 모습이다. 하칸 사무엘슨 볼보 CEO는 "짧아지는 신차 출시 주기는 곧 각각의 모델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주어진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가 최대의 관건이 됐다"고 말했다.

/제네바=강도원기자

theo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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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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