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中 "올 6.5~7% 성장 목표" ] "中 경제 준엄한 도전 직면"… 대대적 돈풀기로 불씨 되살린다

재정적자 비율 3%로 확대… 시중에 2조1,800억위안 방출

'선강퉁'도 연내 시행 방침

좀비기업 과감한 처리 등 개혁조치 뒷받침 안되면

최저 6.5% 성장 어려울듯


"격전을 치를 각오를 단단히 다져야 한다."

5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 옆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2,900여 명의 중국 각계 대표들의 표정에는 비장함이 묻어나왔다.

리 총리는 이날 전인대 개막식 정부업무보고에서 중국 경제가 처한 현실을 "준엄한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요약했다.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 조정과 회복 부진으로 외부 환경의 불안정성 요소가 커지고 있는" 대외 여건에 더해 "장기적으로 누적된 모순과 위험이 한층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대내적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고속성장 엔진' 잃은 중국…세계 경제 둔화 가속도 부채질=두 시간 여 동안 진행된 이날 리 총리의 업무보고 발표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발전(211회)'과 '성장(52회)'이었다. 지난해 각각 186회와 33회에 그쳤던 '발전'과 '성장'이라는 단어가 올해 부쩍 증가한 것은 그만큼 현재 중국의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반증이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9%에 그쳐 전문가들이 고속 성장의 턱걸이 기준으로 삼고 있는 7%를 넘지 못했다. 수출 악화와 투자 둔화로 실물 경기마저 위축되면서 바오치(保七·7% 성장률 유지) 시대가 3년 만에 막을 내리고 사실상 중속 성장인 '바오류(保六·6% 성장률 유지)' 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중국 성장률이 7%를 밑돈 것은 톈안먼 사태 여파로 성장률이 급락했던 1990년 이후 25년 만이다.

문제는 중국이 올해 성장률 목표의 마지노선으로 내세운 6.5%도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13차 5개년(2016~2020년) 개발계획(13·5규획)이 끝나는 2020년까지 5년간 경제성장률 목표로 평균 6.5% 이상을 내걸었지만 '좀비 기업'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거나 고통스러운 개혁 조치를 강력하게 밀어붙이지 못하면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블룸버그통신도 중국의 최저 6.5% 성장률 유지 목표에 대해 "야심 차다"고 평가하면서 목표를 이루려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뒷받침이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통계 신뢰도 자체가 낮은 중국 정부의 성장률 목표 제시 자체에 대한 회의적 반응도 잇따르고 있다.

◇돈 풀어 대대적인 경기 부양 나선다=성장 탄력을 잃은 중국 정부는 경기 둔화 돌파 카드로 재정적자 확대책을 꺼내 들었다. 올해 재정적자 비율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3%에서 3.0%로 올리는 대대적인 돈 풀기에 나서 사그라지는 경제 불씨를 되살려놓겠다는 것이다. 중국이 올해 재정적자 규모를 지난해 대비 5,600억위안 늘리면 시중에 2조1,800억위안의 재정적자 자금이 방출된다. 리 총리는 이 같은 자금이 주로 기업들의 세금 부담을 더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또 현재 부동산 등 일부 업종에서 시행되는 영업세의 부가가치세 전환을 5월1일부터 금융업 등 서비스 전반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 같은 돈 풀기 작전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고정자산투자도 올해 10.5% 늘리기로 했다. 총통화량(M2)은 지난해 제시 목표치(12%)보다 높은 13%로 제시했다. 당초 지난해 시행할 예정이던 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 교차 거래 '선강퉁'에 대해서는 "올해 적절한 시기에 시행하겠다"고 리 총리는 밝혔다.

한편 중국은 올해 정부업무보고에서 무역액 증가율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환율 변동 가능성을 반영한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hb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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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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