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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들 중 유럽은 점진적인 경기회복으로 증시 전망이 밝지만, 일본은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져서 지난해의 긍정적 성과를 재현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은 올 하반기에 강 달러 추세가 안정되고 성장 둔화 사이클이 종료되면 글로벌 증시를 주도할 것입니다."
탈립 셰이크(사진) 미국 JP모간자산운용 멀티에셋솔루션팀 매니저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서면인터뷰에서 올해 글로벌 증시를 이같이 전망했다.
셰이크 매니저는 'JP모간글로벌매크로펀드'를 운용하는 세계적인 거시경제 전문가다. JP모간글로벌매크로펀드는 전 세계 거시경제의 구조적·경기순환적 변화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얻는 펀드다. 기존 글로벌자산배분펀드에 절대수익형 헤지펀드 운용 스타일을 접목해 시장 변화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위험조정을 통해 수익을 올린다. 지난 2012년 11월 이 같은 운용전략을 수립한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13.4%의 수익률을 올렸다.
셰이크 매니저가 올해 가장 유망할 것으로 전망하는 시장은 유럽이다. 실제 그가 운용하는 JP모간글로벌매크로펀드도 유럽 투자비중이 23%(영국 제외)로 가장 높다. 그가 유럽 시장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는 뭘까. 셰이크 매니저는 "유럽의 경우 경제활동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들이 개선되고 있어 점차 경기회복이 기대된다"며 "유럽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은 글로벌 저금리 시대에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증시에 비해 성장 펀더멘털도 우수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유럽 자본시장에서 변동성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이것이 유럽의 경기회복 종료를 의미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줬던 일본 증시에 대한 셰이크 매니저의 전망은 부정적이다. 그는 "지난해의 높은 성과를 올해도 재현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증시를 이끌어갈 경기 회복에 대해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일본증시는 △작년 일본은행(BOJ)의 무제한 양적 완화에 따른 엔화 약세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힘입은 자기자본이익률(ROE)·배당수익률의 상승세 덕분에 강세를 보였지만 이것이 경제성장률 성장이나 2% 수준의 물가 상승, 임금 상승과 같은 거시경제적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본의 물가상승률이 한때 2%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소비세율 인상 이후 다시 0%대로 떨어졌다"며 "BOJ의 추가 양적 완화도 엔화 약세를 지켜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일본 증시가 다시 도약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의 투자매력이 떨어져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 둔화 사이클이 끝나가고 있는 만큼 강달러가 안정되는 하반기에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셰이크 매니저의 판단이다. 그는 "소비와 생산성이 주도하는 성장 모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신흥국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다"며 "자금조달 비용 상승, 달러화 강세, 원자재 가격 약세는 가뜩이나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에 부담이 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셰이크 매니저는 "신흥국의 경기둔화 사이클이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작년까지 최근 4년간 신흥국 증시의 수익률이 선진국 증시 보다 낮았지만, 올 하반기에 강달러 기조가 안정되면 신흥국이 글로벌 증시를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몇 년 째 경기둔화 우려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그는 "중국의 성장률 감소 수준은 정부가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중국 서비스업종의 안정적인 성장이 중국 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인 7%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유지시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셰이크 매니저는 또 "최근 몇 달처럼 증시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주식과 채권의 상대적 가치, 파생상품, 통화, 시장 변동성 등에서 안정적인 투자기회를 찾는 헤지펀드 투자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거시경제 분석으로 전략 수립… 자산운용 경력 19년차 베테랑 He is… 박준호 기자 violator@sed.co.kr 탈립 셰이크 JP모간자산운용 매니저는 자산운용 경력 19년의 베테랑 펀드매니저로 영국 런던에 위치한 JP모간 멀티에셋솔루션팀을 이끌고 있다. 그는 거시경제 분석을 통해 투자전략을 수립하는 글로벌전략팀의 일원으로 '토탈 리턴 포트폴리오'(total return portfolio)의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특히 채권 자산운용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JP모간의 설명이다. 셰이크 매니저는 지난 1996년부터 자산운용 업계에 종사해 왔으며 JP모간자산운용에는 1998년 입사해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뉴캐슬대학교에서 농경학 학사 및 국제마케팅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국제재무분석사(CFA)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JP모간에 입사한 후 파생상품 분야 어시스턴트 포트폴리오매니저를 거쳐 지난 2002년부터 혼합형 및 전략적 자산배분 분야의 운용을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