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지하철 요금 차등화"… 출퇴근 비용 커지나

"지하철 혼잡비용 年7200억… 출퇴근 시간대 요금 올려야"

서울시 연구기관 보고서

이미 조조할인 등 일부분 시행

혼잡도 줄이는 효과도 없어 "숭객 부담만 높일것" 지적


서울시 산하 연구기관이 연 7,200억원에 달하는 서울 지하철의 혼잡비용을 줄이기 위해 시간대별 '혼잡도에 따른 차등요금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하지만 서울 지하철의 경우 이미 이용객이 적은 새벽 시간대에 더 싼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차등요금제 도입이 출퇴근 시간대 승객들의 부담만 높이는 방향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서울시 지하철의 혼잡비용 산정과 정책적 활용방안(김승훈 서울연구원 전문위원)' 정책보고서를 통해 지하철 차등요금제 시행을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 지하철 혼잡 비용은 쾌적성 저하 비용 2,317억원, 열차 지연으로 인한 시간손실 비용 4,930억원 등 7,247억원에 달한다. 쾌적성 저하 비용은 지하철 내 혼잡으로 이용객의 피로가 업무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한 금액이다. 쾌적성 저하비용은 출퇴근 시간에 주로 발생했으며, 특히 오전 8~9시 사이가 전체 비용의 60%를 차지했다. 지하철에 승객이 몰리면서 열차가 지연됨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인 열차 지연으로 인한 시간손실비용 역시 2호선이 1,00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1호선(887억원), 4호선(659억원) 순이었다.

서울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지하철의 혼잡수준에 따른 요금제를 시행할 경우, 출퇴근 시간대 이용을 분산시킬 수 있어 지하철 혼잡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등요금제는 지하철 혼잡 비용을 줄이기 위해 혼잡시간대 이용요금을 높이는 대신 상대적으로 한산한 시간대 요금은 낮추는 제도를 말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통혼잡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중인데 이에 대한 하나로 차등요금제를 포함한 다양한 요금제를 내부적으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결국 서울 지하철의 누적 부채가 4조2,000억원(2014년말 기준)에 달하는 상황이지만 서울시가 무턱대고 '요금 인상' 카드를 내놓을 경우 시민들의 반발이 클 수 밖에 없어 차등요금제라는 편법을 통해 이용이 가장 많은 출퇴근 시간대의 요금을 올림으로써 적자 폭을 줄여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서울시는 이미 조조할인이라는 이름으로 제한적인 차등요금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혼잡도를 줄이는 효과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새벽 시간(첫차~오전 6시 30분)대에 지하철 요금 20%를 할인해주는 차등요금제를 시작했지만, 목표했던 승객 분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서울지하철을 이용하는 한 시민은 "결국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 요금을 더 비싸게 하는 것은 혼잡 완화가 아닌 사실상의 요금 인상과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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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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