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노벨상, 경쟁·협력의 새 시각으로 돌파구 찾아야

라상원 한국연구재단 국제협력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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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10월 초 발표된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에 일본인 2명과 중국인 1명이 포함돼 있었다는 사실은 국제 공동 연구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다. 수상자 중 가지타 다카아키 도쿄대 교수는 중성미자(neutrino)에 최초로 질량이 있다는 것을 밝힘으로써 우주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힌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무엇보다 가지타 교수는 일본 최초의 대학 간 연구시설인 '우주선관측소(Cosmic Ray Observatory)'에서 연구하는 동안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자들과의 공동 연구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가지타 교수가 이룩한 창의적 연구 성과와 노벨상의 영광에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한 경쟁과 협력의 역사가 점철돼 있다는 점은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는 우리나라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리나라 연구자가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SCI)에 게재한 논문은 2014년도에 5만4,691건으로 세계 12위이다. 질적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논문의 피인용 지표에서 피인용 상위 1%에 속하는 논문이 3,302건으로 세계 15위에 이를 정도로 발전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연구개발 투자나 성과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음에도 아직도 한국인 과학기술자가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한 연구개발 역량을 보다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의 과학자 집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지원 프로그램을 늘려야 한다. 노벨상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연구자와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할 뿐 아니라 교류와 협력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

한국연구재단은 국제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연구자들이 세계적 수준의 연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다양한 국가로 지평을 넓히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앞으로 경쟁과 협력의 대상을 발굴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 우위를 선점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한국 과학기술을 노벨상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경쟁과 협력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으며 열린 경쟁과 치밀한 협력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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