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플러스] 지금 글로벌 마켓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안정… 금리인하… 재정확대… 아세안 최대 경제국가로 자존심 회복

원자재값 반등·물가안정에 12개 산업 외자유치 확대도

투자번복 등 정부 신뢰 하락… 부양책 집행 여부 확인해야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요인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달러화 강세, 중국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이다. 신흥국에게는 모두 악재들이다.

인도네시아는 원자재 중심 수출 국가로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펀더멘탈이 취약한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에 투자되어있던 자금들이 이탈하면서 작년 자카르타 종합주가지수는 12% 하락했고 달러 대비 루피아화 가치는 11% 떨어졌다. 달러로 인도네시아 증시에 투자한 투자자라면 23%의 손해를 본 셈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인도네시아는 아세안(ASEAN) 최대 경제국가로서 자존심을 회복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종합주가지수는 연초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약 1.5% 상승했고, 같은 기간 달러 대비 루피아화 가치는 약 3.1% 올랐다. 금융시장이 이렇게 안정된 것은 우선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에 강한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돼 달러 강세가 주춤하고 루피아화가 안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물가 상승 요인을 억제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또 국제 원자재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이 퍼지며 인도네시아의 주력 산업인 광산업 업황 개선과 그에 따른 경기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내부적으로는 정책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높은 물가로 인해 보수적 통화정책을 고수하던 인도네시아중앙은행(BI)이 올해 1월과 2월 기준금리를 25bp씩 인하했다. 물가 압력 전망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황이다. 재정정책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도 확대되고 있다. 작년 상반기 소극적인 재정 지출로 경기 둔화 방어에 실패했던 점을 거울삼아 작년 하반기부터 정부지출과 투자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12개 산업 분야에 대해 최대 100%까지의 외자 유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모두 적자인 인도네시아가 자체 재원만으로는 투자를 유도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을 이용해 투자를 늘리려는 것으로 판단된다. 인도네시아를 둘러싼 다양한 요인들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해 긍정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남아 있다. 우선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같은 대외 요인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 또 인도네시아의 중국 의존도는 여전히 높고 원자재 가격의 반등세가 지속될 지도 미지수다. 정책 모멘텀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인도네시아는 작년에도 각종 경기부양 정책을 발표했지만 투자번복, 재정지출 지연, 각종 건설 프로젝트 일방적 입찰 취소 등으로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훼손됐기 때문이다. 결국 '정책의 발표'보다는 '정책의 집행과 시행' 여부가 성장 모멘텀을 형성하는데 더 중요한 요인인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미숙한 정치운용이 경제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성장 잠재력이 우수하다. 2억명이 넘는 인구를 바탕으로 거대 내수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세계 15위를 자랑하는 국토 면적을 보유한 도서 국가로 육로·항만·공항이 연계된 인프라 발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자원 부국이기 때문에 경제 체질 변화만 성공한다면 경제 발전속도가 매우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4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1인당 GDP는 약 3,491달러였다. 한국의 80년대 후반과 비슷한 수준이다. 경제 환경은 다르지만 한국이 약 30년전부터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어떤 변화를 걸어왔는지가 인도네시아의 미래를 내다보는 힌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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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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