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최수문기자의 Travelogue] 면세점·카지노 집착 말고 창조적 관광상품 개발해야

관광 업계에서 최근 해묵은 이슈인 면제점과 카지노 논란이 재연 중이다. 단순히 말하면 이들을 얼마나 늘릴 것인가다. 면세점과 카지노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고 특혜를 통해 먹고 산다. 면세점은 관세나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내지 않는다. 관광객들이야 좋아하겠지만 국가 세수가 줄어든다. 카지노는 도박장이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도박장 소유주는 돈을 번다. 면세점과 카지노를 더 많이 허용해서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면 정말 좋겠다. 여전히 과거의 패러다임에 잡혀 있는 것이 아쉽다.

먼저 면세점을 보자. 최근 정부에서 논의되는 것은 시내 면세점 허가 기간을 현재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결격 사유가 없으면 사업면허가 자동으로 갱신된다는 조건이다. 지난해 말 면세점 허가를 잃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워커힐면세점에 대한 구제 차원의 논의이기도 하다.

카지노의 경우 정부는 지난달 말 카지노 복합리조트를 신규로 인천 영종도에 허가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국내에서 허가된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20곳으로 늘어났다. 현재 16곳이 영업 중이고 3곳이 건설되고 있다. 신규 허가되거나 건설 중인 카지노는 모두 초대형으로 이들이 완공되면 현재 3만8,598㎡인 영업장 면적은 단박에 두 배가 된다.

문제는 수요다. 국내 면세점의 지난해 외국인 매출은 54억1,692만달러로 전년 대비 0.63% 감소했다. 이는 면세점협회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카지노도 마찬가지다. 주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장인 파라다이스의 올해 1~2월 누적 카지노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4.7% 줄었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도 지난해 매출이 6.5%나 줄었다.

주고객인 중국의 경기 둔화로 이들 면세점과 카지노의 영업환경이 점차 나빠지고 있다. 중국의 2월 수출은 25.4%나 급감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9개월 만에 최대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이들 매장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장사도 녹록지 않은 것이다.

하드웨어 관광시설을 짓기만 하면 장사가 되던 시절은 이제 끝났다. 면세점과 카지노를 허가하는 것만으로 관광 산업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위안을 삼는 것은 안이한 사고다. 실제로 면세점과 카지노를 관광자원으로 여기는 발상은 과거의 유산일 뿐이다. 면세점과 카지노라는 시설을 '발명'한 서구 관광 선진국에서는 이들 시설을 줄이고 있다. 면세점·카지노 자본이 투자처로 동아시아 개발도상국에 집중하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한국 관광 산업의 장기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단순 쇼핑에서 벗어나 한국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창의적인 새 관광상품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면세점과 카지노를 만들면 중국인 관광객을 쉽게 끌어올 수 있다는 구태의연한 패러다임은 이제 버려야 한다. /chsm@sed.co.kr


관련기사



최수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