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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기업 신용위험평가 대상을 확대하는 등 올해 강도 높은 기업 구조조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오는 4월 대기업을 시작으로 부실기업 정리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9일 서울 세종대로 금융위에서 '기업구조조정 진행상황 및 향후 계획' 브리핑을 열고 "기업구조조정촉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대기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라며 "세계 경제 침체 등의 상황을 감안해 예년보다 구조조정의 강도를 높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장 4월부터 진행하는 대기업 신용위험평가부터 대상이 확대되고 평가도 촘촘해진다. 금융위는 그동안 영업활동 현금흐름이나 이자보상배율 등을 고려해 평가 대상을 선정했지만 올해부터는 완전자본잠식 기업은 물론 취약 업종 기업도 평가 대상에 추가하기로 했다. 평가 시에는 재무제표뿐 아니라 산업위험과 영업위험·경영위험 등 주변 여건도 고려해 구조조정 대상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하반기에는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도 예정돼 있다. 개정된 기촉법은 총신용공여액 500억원 미만인 중소기업에도 적용되는 만큼 지난해에 비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중소기업들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기촉법을 이달 중으로 발효시키고, 시행령과 감독규정 등 하위 법령은 4월까지 정비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최근 구조조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사무처장은 "지난해 은행의 부실채권이 크게 늘어난 것이 구조조정 지연 때문이라고 비판하지만 이는 지난해 하반기 부실기업들을 대거 정리한 데 따른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총선을 의식해 금융당국이 기업구조조정을 지연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는 구조조정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구조조정 판단의 기준이 되는 신용위험평가는 3월, 기업들의 전년도 결산 실적이 마무리돼야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사 및 해운사의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기업에 제시한 자구안을 바탕으로 예정되고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