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재정적자 메우자" 사우디 10년만에 첫 80억달러 차입 추진

산유국마다 저유가에 휘청

"500억弗 상환 조건 변경을" 베네수엘라도 중국에 SOS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60억~80억달러 규모의 은행 대출을 추진하고 남미 최대의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도 500억달러 규모 차관의 상환 조건을 조정해달라며 중국에 'SOS'를 치는 등 산유국들이 저유가로 인한 재정 파탄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 재무부가 영국 소재 투자자문사인 베루스파트너스를 통해 60~80억달러(약 7조2,900억~9조7,200억원) 규모의 대출상담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가 해외에서 이 같은 규모로 자금을 차입하려는 것은 최근 10년 새 처음 있는 일이다. 사우디 정부는 5년 만기 달러 조건으로 추후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덧붙인 제안서를 몇몇 은행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정부가 대규모 대출을 물색하는 것은 지난해 1,000억달러 수준으로 불어난 재정적자 탓이다. 이 때문에 최근 사우디는 해외 자산을 공격적으로 매각해 재정적자를 메꾸고 있지만 지금의 매각 속도가 계속됐다가는 수년 내 이마저도 바닥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게 로이터통신의 설명이다.

경제위기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까지 몰린 베네수엘라도 중국에 'SOS'을 쳤다. 중국에서 빌린 500억달러의 상환 조건을 조정해 베네수엘라를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서 구해달라는 요청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울로히오 델피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8일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지난주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개발은행(CDB) 관계자를 만났다"며 "경제적인 어려움을 반영하기 위해 (대출 조건의) 조정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안정적인 원유 공급을 조건으로 지난 2007년 이래 50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한 베네수엘라의 최대 채권국이다. 베네수엘라가 원유가격 폭락에 따른 경제적·사회적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협조가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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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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