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봉급생활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까지 치솟으면서 서울을 등지고 떠나거나 아파트가 아닌 상대적으로 주택 가격이 저렴한 연립이나 다세대로 터전을 옮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10일 부동산114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로 유입된 인구 64만 6,816명 중 55%인 35만 9,337명이 서울에서 옮겨온 사람들이다. 경기도는 전입에서 전출을 뺀 순유입 인구 수도 9만 4,768명을 기록해 전국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순유입 인구 중 주택 문제로 경기도로 이주한 이들이 7만 4,402명으로 전체의 78.1%를 차지했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옮기는 인구가 증가한 것은 서울에 비해 경기도 지역의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2월말 기준 서울 지역 아파트의 전세 가격은 3.3㎡ 당 평균 1,247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경기도 지역 아파트의 매매 가격은 3.3㎡ 당 평균 997만원 수준이다.
서울 지역에서는 아파트가 아닌 연립이나 다세대 등 상대적으로 주택 가격이 저렴한 곳으로 이동한 이들이 많았다. 지난해 빌라로 불리는 연립·다세대 거래량이 6만 1,237건으로 전년에 비해 52% 증가하고, 단독·다가구 거래량은 2만 4,171건으로 66.2% 늘어나는 등 아파트 거래량 증가세(40.4%)를 크게 앞질렀다.
올해 들어서도 이 같은 현상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된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951건으로 전년 동월(8,539건) 대비 42% 급감한 반면, 연립·다세대는 8.7%, 단독·다가구는 5.95% 증가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전세난이 계속되고 있어 탈서울 현상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을 찾는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며 “최근 빌라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만큼 빌라 매입 시에는 역세권 위주로 입지를 꼼꼼히 따져보고 주변 지역의 공급 과잉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