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Hot 이슈] 올해도 에틸렌값 강세 지속… 유화업계 '봄바람'

■ 1분기 '실적' 자신감 보인 화학사 CEO들


1~2월 에틸렌 마진 600달러 유지… 작년보다 60% 높아

정영태 대한유화 사장 "울산 공장 증설, 내년 상업 가동"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든든한 곳간서 M&A자금 마련"

박진수 LG화학 부회장도 "에틸렌 아주 좋아" 장밋빛 기대


올해 1·4분기 실적 집계를 앞두고 LG화학과 롯데케미칼·대한유화 등 나프타분해공정(NCC) 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번지고 있다. 저유가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낮게 유지되는 데 반해 화학산업의 기초제품인 에틸렌값은 수요 확대로 뛰어올라 이윤이 높게 형성돼서다. 석유화학업계는 올해도 역대 최고 수준의 이익을 낸 지난해 못지않은 실적을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3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나프타와 에틸렌 가격은 각각 톤당 339달러, 1,001달러로 그 차이가 662달러를 기록했다. 가격 차이는 나프타를 사서 에틸렌으로 만들어 파는 NCC업체 수익과 직결된다. 통상 업계에서는 에틸렌 마진이 400달러선을 넘어야 업체들이 이익을 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에틸렌 마진이 좋은 이유는 유가 하락으로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 나프타 가격이 내려간 반면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수요는 늘며 에틸렌값은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2014년 이전까지 3~4년간 세계 공급과잉을 겪으며 설비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에틸렌 마진은 지난해부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 에틸렌 마진은 404달러였지만 5월에는 814달러까지 치솟았고 연말 656달러를 기록하며 관련 업체들은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 잔치를 벌였다. 올해 1~2월 에틸렌 마진은 꾸준히 60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가량 높은 것이어서 업계는 지난해 같은 호황을 기대하고 있다.

11일 서울 자하문로 대한유화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 직후 기자와 만난 정영태 대표이사(사장)는 "올해 상반기 실적은 지난해 수준이거나 더 웃돌 수 있다"며 "연말까지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유화는 지난해 영업이익 2,712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에틸렌과 합성수지 수요를 공급이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게 정 사장의 설명이다. 대한유화는 울산 공장의 NCC 증설을 진행 중이며 내년에는 생산능력이 현재 47만톤에서 80만톤으로 훌쩍 뛰어오른다. 국내 에틸렌 총 생산능력은 총 850만톤 정도로 점유율 6%를 차지하고 있는 대한유화가 두 배 가까이 공급을 늘리지만 에틸렌 마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정 사장은 "내년 6월1일부터 상업가동을 시작한다"며 "에틸렌 공급부족을 겪는 울산지역에 판매할 계획이어서 회사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역시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허 사장은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인수합병(M&A)과 신규투자에 들어갈 자금 준비상황에 대한 질문에 "제일 먼저 돈을 벌어서 해야 하는 것"이라며 "안 되면 (자회사) 기업공개(IPO)라도 해야겠지만 지금은 꼭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역시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규모인 1조6,111억원의 영업이익을 신고했으며 올해도 지난해 같은 호조를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든든한 곳간에서 허 사장이 '돈을 벌어 MA&A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자신감이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도 이달 초 충북 청주시 오창1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전망을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상반기는 괜찮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에틸렌 같은 품목은 아주 좋다"고 밝혔다.

화학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틸렌 제품은 파이프나 건설·자동차용에서 점차 식품용 필름과 포장재료 등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며 "당분간 공급자에 유리한 상황이 이어지기 때문에 저유가가 계속된다면 업계 이익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NCC를 보유한 화학업체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여천NCC·한화토탈·SK종합화학·대한유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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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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