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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마지막 결투' 흑으로 이기고 싶다"

이세돌 "알파고, 예상치 못한 수엔 대처 능력 떨어져"

<세기의 대국> 해맑게 웃는 이세돌
이세돌 9단이 1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구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5번기 제4국에서 승리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이세돌 9단이 13일 알파고와의 4국을 승리로 장식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번의 승리가 이렇게 기쁠 수가 없다"며 전 국민적 관심과 응원에 감사를 표시했다.

이세돌은 이날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4국에서 알파고를 맞아 180수 만에 불계승을 거둔 직후 가진 브리핑 자리에서 "경기를 하기 전에 5대0, 4대1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나는데 가령 3대1로 이기고 있다면 1패라 아팠을 텐데 지금 1승을 하니 이렇게 기쁠 수가 없다"며 "그전의 무엇과, 앞으로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어치로 매길 수 없는 1승이 아닌가 싶다. 응원과 격려 덕분에 한판이라도 이긴 게 아닌가 싶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 9단은 3연패의 충격에 대해서는 솔직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경기 내내 즐겁게 바둑을 뒀다"며 "내상을 입을 정도는 아니었고 오늘 한 판을 이겨서 그 부담도 많이 날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늘 승부를 결정지은 '한 수'로 평가된 '78번째 수'에 관해서는 "더 쉽게 수가 날 줄 알았는데 솔직히 생각보다 어려워서 또 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며 "그 장면에서는 그 수밖에 보이지 않아 어쩔 수 없었던 한 수였는데 이렇게 칭찬을 받아 오히려 어리둥절하다"고 밝혔다.

이 9단은 알파고의 약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알파고가 보인 약점은 두 가지다. 백보다는 흑을 좀 힘들어하고, 또 오늘 뭐랄까 자기가 생각하지 못했던 수가 나왔을 때는 일종의 버그 형태로 수가 진행됐다. 몇 수가. 생각 못했을 때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 알파고는 백보다는 흑을 어려워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백을 쥐고 이겼기 때문에 다음 대국에서는 흑을 쥐고 이기고 싶다. 구글에 흑선으로 대국을 진행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알파고와의 정보 비대칭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보 그런 이야기가 있는데 제가 알파고에 대해 어느 정도 정보가 있었으면 그랬겠지만. 기본적으로 제 능력이 부족해 (세 차례) 진 게 아닌가 한다. 그건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기자들이 마지막 대국에서 승리할 자신이 있느냐고 묻자 이 9단은 "이번 판을 이겨서 좋다. 이번에 백으로 이겨서 5국은 흑으로 한번 이겨보고 싶다. 제가 흑으로 정해놓고 대국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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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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