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달도 안남은 4·13 총선에 유권자 팽개친 여야 내분

4·13 총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여야 모두 진흙탕 수준의 내분으로 유권자인 국민을 극도로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각 당의 정치적 비전과 정책을 비교하고 선택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임에도 정치권 내부의 계파 싸움으로 선택지가 확정되지 않은 비정상적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이번 4월 총선은 벌써부터 정책과 비전은 말할 것도 없고 새 인물조차 보이지 않는 3무(無)의 역대 최악의 선거로 치러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여야 내부 계파 싸움의 본질은 국회의원직을 두고 겨루는 밥그릇 싸움이다. 특히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서 친박근혜계와 비박계의 대립은 더욱 한심한 수준이다. 집권당으로서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정책과 비전 제시는커녕 '공천살생부' '사전 여론조사 유출' 논란에다 급기야 '윤상현 막말 파문' 등의 극심한 내홍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에서 벌어지는 내부 분란도 야당 본연의 대안(代案) 정당 추구보다 제1 야당을 향한 주도권 싸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당을 갈라선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나온 '야권통합론'은 결코 유권자의 공감을 얻기 어려울 뿐 아니라 정치 도의에서도 한참 벗어난 행태다. 더민주는 이 과정에서 친노무현계와 비노계의 패권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고 제3세력을 지향하며 출범한 국민의당은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와 천정배·김한길 의원의 대립으로 창당 한 달여 만에 분당 위기로 치닫고 있다.

총선은 입법부의 구성을 바꾸는 작업이다. 그만큼 후보나 각 당이 내놓은 정책 공약의 중요성이 크다. 여야가 내부 싸움에 골몰하며 선거판 전체를 '깜깜이'로 몰고 간다면 이는 직무유기나 다름없는 일이다. 여야는 하루빨리 국민에게 제대로 된 정책 비전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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