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인상주의 같이 보실래요] 날씨 상상하며 풍경화 감상하세요

<9> 도슨트 김유진

미스코리아 출신 미술해설사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감성 저격

"딱 한점만 가슴에 새겨도 보람"

미스코리아 출신 도슨트 이유진씨2
미스코리아 출신 도슨트 김유진씨가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전 출품작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권욱기자

"인상주의 그림에는 백여 년 전의 날씨 상황이 그대로 담겨 있어요. 햇살과 바람을 한번 느껴보시겠어요? 화가가 바라보던 당시의 날씨를 추측하고 상상하면서 어떻게 느꼈을지를 짐작해본다면 작품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낭랑한 목소리가 에두아르 마네와 클로드 모네, 빈센트 반 고흐와 폴 고갱의 작품을 가로지르며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의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 전시장을 가득 울렸다. 주인공은 도슨트 김유진(27·사진)씨. 명화 못지않게 눈에 띄는 외모인 그는 지난 2012년 미스코리아 미(美) 출신이다. '미의 전도사'가 '미술해설사'가 된 계기는 대학 1학년 때 다녀온 유럽 여행이었다. 모네의 '수련'을 비롯한 걸작을 직접 보고 감동했고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대학생 인턴으로 일하는 등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지난해 열린 '모딜리아니'전에서 처음 도슨트로 활동했고 이번 전시까지 열정을 이었다.

숙명여대 정보방송학과 출신으로 아나운서 지망생이었던 김 도슨트의 또렷한 발성은 전시 안내자로 최적이다. 호소력 있는 목소리가 감수성을 자극하기도 한다. 반 고흐의 '랑글루아 다리'와 '뉘넨의 농가'를 설명하며 "괴팍한 성격 탓에 친구도 없고 우울한 성격이었던 고흐를 은근히 무시했던 고갱은 고흐가 예쁘게 그린 해바라기를 자신의 그림에 인용하면서 시들시들하게 그리는 식으로 친구를 조롱하기도 했다"고 일화를 소개하자 한 중년 여성 관람객은 훌쩍거리며 눈물을 떨구기도 했다.

흥미진진한 작품 해설은 꽃이 만발한 정원에서 놀고 있는 소녀를 그린 베르트 모리조의 '접시꽃과 어린아이'로 옮겨 갔다. "이 그림을 그린 여성 화가는 '마네의 제수씨'입니다. 방금 보신 '아스파라거스 다발'을 그린 에두아르 마네의 동생인 외젠 마네의 부인이거든요. 동시에 그는 로코코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손녀이기도 합니다. 여자아이가 사랑스럽게 묘사돼 있는데 엄마의 시선으로 본 소녀라 더욱 사랑스러운 것 같습니다." 작가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 그는 이어 "작품의 주요 소재는 소녀지만 사실 화가는 나뭇잎과 아이를 비추고 있는 햇빛의 움직임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불분명한 형태는 색깔의 강조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다"며 깊이 있는 설명을 이어갔다.

김씨가 도슨트 시간마다 빼놓지 않는 관람 조언은 "전시장의 숱한 그림 중 기억에 남는 그림 '딱 하나만' 가슴에 새겨도 보람 있다"는 것으로 "명화 한 점이 삶에 주는 영향력과 소중한 가치를 공감하기 바란다"는 얘기다. 그 자신이 꼽은 이번 전시의 '딱 한 점'은 모네의 '팔레즈의 안갯속 집'으로 분홍빛 색채가 주는 형용할 수 없는 울림을 가장 큰 감동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4월3일까지 계속된다. 1588-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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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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