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감정'이 없다면 그게 로봇 아닐까요?"
강수진(사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그래서 예술이 우리 삶에 중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컴퓨터를 누르는 기술의 시대. 몸짓으로, 다양한 작품으로 관객에게 '나는 인간'이라는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야말로 예술가의 사명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난 2년간 '인기 발레리나 강수진'이기에 앞서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으로 관객 저변을 확대하는 일을 하며 더 절실하게 느낀 역할이기도 하다.
강 감독은 취임 2년째를 맞아 1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가진 2016년 기자간담회에서 "취임하면서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는데 목표했던 대로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어 "올해도 좋은 무대로 더 많은 관객과 감정을 공유하고 발레를 모르는 사람이 공연을 봐도 '흥미롭다'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립발레단은 올해 여자 단원들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게오르게 발란친의 '세레나데'와 클래식 발레의 다양한 기교가 펼쳐지는 마르시아 하이디의 '잠자는 숲 속의 미녀'를 처음 선보인다. 또 기존 우수 레퍼토리인 '라 바야데르' '호두까기 인형' '돈키호테' '말괄량이 길들이기' '봄의 제전'을 재공연한다.
신진 안무가 육성과 작품 발굴을 위한 시도도 이어간다. 국립발레단은 지난해 신진 안무가 육성을 위한 기획 공연인 'KNB 무브먼트 시리즈'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특히 국립발레단의 강효형이 안무한 '요동치다'는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해외 공연 프로젝트인 '넥스트 제너레이션'에 초청돼 오는 7월16일 독일 무대에 오른다. 넥스트 제너레이션은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이 올해부터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강 감독처럼 이 발레단 출신의 해외 발레단 예술감독들이 주축이 돼 다양한 작품과 무용계 동향을 교류하는 자리다. 올해 한국에서는 강효형과 함께 국립발레단 출신 안무가 김용걸의 '여행자들'이 초청을 받았다. 강 감독은 "국립발레단 무용수가 안무가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고 우리만이 가질 수 있는 작품을 발굴·확보하는 작업은 계속해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도 시리즈2를 진행하면서 시리즈1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2개 작품을 손봐 재공연할 계획이다.
"원석인 단원들의 실력을 갈고 닦아 보석으로 만들고 싶다." 취임 초 강 감독은 기자 간담회에서 이런 바람을 밝혔다. "그동안 단원들과 한마음으로 (실력을) 갈고 닦았다"는 그는 국립발레단의 올 시즌 첫 작품으로 2년 전 선보였던 '라 바야데르(3월30일~4월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를 내놓는다. "단원의 기량을 보강한 상태에서 새롭게 선보이고 싶었어요. 2년 전 모습에서 어떻게 달라졌을지 지켜봐주세요." 사진제공=국립발레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