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대구 찍은 박 대통령, 이번엔 부산행… 커지는 정치 행보 논란

靑 "부산창조센터 성과 점검… 경제행보" 강조 불구

野·비박선 '진박 구하기·총선 지원 행보'로 해석

친이·유승민계 대거 공천 탈락 직후… 시선 곱잖아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과 함께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새누리당 핵심 지지기반 중 하나인 부산을 방문했다. 지난 10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찾은 데 이어 이날 부산까지 방문하자 박 대통령이 이번 4·13 총선을 염두에 둔 '정치 행보'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부산에서 3개 일정을 소화했다. 가장 먼저 센텀중앙로의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함께한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 성과를 점검하고 운영 계획을 청취했다. 튜브형 용기에 담은 벌꿀 제품의 판매 호조를 보고받고는 "이게 창조경제"라며 격려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부산수산가공선진화단지와 사하사랑채 노인복지관을 잇달아 방문해 수산가공 관계자 및 노인들과 얘기를 나눴다.

청와대 측은 박 대통령의 이날 부산행에 대해 "지난달 25일 대전센터, 이달 10일 대구센터에 이은 창조경제 현장점검의 일환이고, 특히 부산센터 개소 1주년에 맞춰 이뤄진 것"이라며 '경제 행보'임을 강조했지만 부산의 새누리당 비박계 예비후보들과 야권 총선 입후보자들은 충격에 빠졌다. 작게는 진박(眞朴), 크게는 부산·경남(PK) 새누리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친이계·유승민계 대거 탈락 등 공천파동의 뒤에 청와대가 있다는 해석이 많아 이날 박 대통령의 행보를 순수한 경제 행보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부산의 18개 선거구 가운데 공천이 확정된 현역 의원이 있는 선거구는 15개이고 3개는 현역 의원이 없거나 분구된 곳이다. 15명의 현역 가운데 이진복(동래), 김정훈(남갑), 서용교(남을), 김도읍(북·강서을), 조경태(사하을), 김세연(금정), 김희정(연제), 유재중(수영) 의원 등 8명은 공천이 확정됐고 김무성(중·영도), 유기준(서·동), 이헌승(부산진을), 하태경(해운대갑), 배덕광(해운대을), 박민식(북·강서갑)·나성린(부산진갑) 의원은 경선(또는 결선)을 치러야 한다.

이 때문에 선거구별로도 수많은 뒷얘기가 나왔다. 박 대통령이 찾은 창조경제센터 소재지인 해운대갑은 하태경 의원과 김세현 전 친박연대 사무총장이 경쟁하고 있어 박 대통령의 움직임에 어떤 메시지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서구의 유기준 의원, 사하갑 예비후보인 허남식 전 부산시장 역시 진박으로 분류된다. 경선 대상자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친김무성계인 박민식 의원은 특히 긴장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익명의 한 사립대 교수는 "부산은 노무현과 문재인의 정치적 기반이자 안철수의 고향이어서 야권이 승부를 걸어볼 만하고 실제 19대 총선에서도 야권이 석패한 곳이 많았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면서 "낙동강벨트는 새누리당이 손쉽게 이길 수만은 없는 지역이라는 측면에서 박 대통령의 부산행을 해석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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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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