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반격나선 김무성, 이한구와 정면충돌… 새누리당 시계제로

■ 김무성, 비박계 탈락에 이의제기

주호영 재의 결정 발표했지만 李위원장 곧바로 반려

金 "당헌·국민공천에 위배 단수·우선추천 8곳 보류"

김무성, '유승민 의원 어떻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6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공천심사 결과 일부가 국민공천제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이재오·주호영 의원 컷오프를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의원이 당 정체성과 안 맞는다는 것은 이해 못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비박근혜계 대거 공천탈락을 결정한 공관위의 결정을 두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김 대표는 16일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공관위가 지난 15일 경쟁자 없이 단독으로 공천을 신청한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 지역을 여성 우선 추천 지역으로 선정한 것과 관련, 최고위원회의 결정으로 재의를 신청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이 위원장이 곧바로 반려했다.

김 대표는 주 의원에 대해서는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아 테러방지법 통과에 대한 공이 크고 현역의원이 혼자 공천 신청한 지역을 여성 우선 추천 지역으로 결정했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주 의원의 구제를 요청했다. 주 의원도 공천 탈락 발표 직후 "누구도 하기 싫어하던 공무원연금 개혁을 성공시켰고 세월호특별법 협상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새누리당이 '망국법'으로 규정한 국회선진화법 개정에도 앞장섰다"며 "이런 사람을 단지 '텃밭 3선'이라는 이유로 컷오프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자신이 주장해온 국민공천제 취지에 전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주 의원의 지역에 대한 여성 우선 추천 지역에 관한 재의를 보류한다"며 김 대표의 요구를 거부했다. 이 위원장은 "최고위에서는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지만 공관위에서 만장일치로 결정 난 사안이기 때문에 되돌리기 어렵다"며 보류 결정을 내렸다.

친이 맏형인 이재오 의원의 컷오프를 놓고도 김 대표와 이 위원장은 정면충돌했다. 김 대표는 이 의원에 대해 "우리 당에서 원내대표를 두 번이나 지냈고, 다섯 번 공천을 받으신 분인데 지금 와서 당 정체성과 맞지 않다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고 반박했다. 사실상 이 의원에 대한 컷오프 결과를 취소하라는 압박이었다. 특히 이 위원장이 최근 제시한 당 정체성 적합성과 편한 지역 다선의원, 품위 훼손 여부 등의 공천배제 기준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어떤 지역은 모든 여론조사에서 1등을 한 사람 대신 2등을 한 사람에게 단수 추천이 돌아갔는데 이것도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이고 또 어떤 지역은 그 지역에서 2등도 아닌 하위를 한 사람이 단수로 추천됐다"고 지적했다. 이는 조해진 의원을 지칭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최고위에서 요청이 와 17일 공관위를 열어 논의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고위에서 의견을 낼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논의는 해 보겠지만 공천 결과를 되돌리기에는 어렵다는 취지였다.

최근 공천 결과 김무성계 의원들이 대부분 살아남았고 마지막으로 '당 정체성' 논란과 관련해 유승민 의원의 거취 결정만 남겨 놓은 상황이어서 새누리당의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와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총선 일정을 감안해도 늦어도 23일까지는 공천작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 같은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하지만 이날 김 대표와 이 위원장이 공천 결과를 놓고 정면충돌하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6일 예정된 공관위에서 이 의원의 컷오프 결과가 뒤집어지지 않으면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반박한 김 대표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이 같은 앙금은 또 다른 이슈로 언제든 화약고가 될 수 있고 총선 이후에도 두고두고 재발할 수 있어 새누리당이 마치 화약고 위에 앉아 있는 형국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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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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