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혁신현장 리포트] "대한민국 미래 밝히자" 창의·혁신 인재 키운다

"창조의 중심인 대학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

BK21플러스·엔지니어링특성화대학원 사업 등

정부, 글로벌·실무감각 갖춘 고급인력 양성 지원

최근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에 전 세계인의 눈과 귀가 집중됐다. 이 가운데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인간의 영역을 넘나드는 알파고의 놀라운 진화를 이끈 허사비스는 바둑천재 이세돌 9단과 함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인물로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다. 허사비스는 어린 시절 체스 영재로 두각을 나타내다 게임과 컴퓨터에 몰입했고, 고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게임업체에 들어갔다. 이후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게임회사를 만들었고, 다시 런던에 있는 대학원에서 인지신경과학 박사학위를 따는 등 대학과 현장을 넘나들며 천재적인 능력을 키워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허사비스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잘해야 국내 대기업 직원 정도에 그쳤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 만큼 국내 교육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인재를 키워내는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국내 교육열은 어느 나라보다 뜨겁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혜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짧은 시간에 원조국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도 바로 교육에 바탕을 둔 우수한 인적자원이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은 70%로, OECD 평균(41%)을 크게 웃돌며 세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높은 대학진학률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성장을 이끈 인재를 양성해왔던 대학들이 최근 고민에 빠졌다. 이미 대학이 직업 보장이나 사회 진출 보증수표라는 말은 옛말이 된 지 오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학문보다는 당장 취업에 필요한 토익이나 각종 자격증 따기에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빠르게 다가오는 미래 사회에서 경쟁력 있는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대학은 과연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대학이 국가 산업발전과 미래 성장동력을 수행할 인적자원을 품고 양성해야 할 창조의 중심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특히 허사비스와 같은 한 사람의 창의력이 인류의 미래를 바꿀 수 있게 된 지금 고급인력을 키워야 하는 대학의 책임감은 더욱 커졌다. 학교와 현장간의 벽을 없앰으로써 실무 감각을 갖춘 창의적 인재로 키워야 하는 점이 이 시대의 대학들에게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도 대학이 원천기술을 확보를 위한 기초 연구에 집중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특히 우수한 인재의 수도권 유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기업을 살리고, 지역 경제까지 이끌 인재 양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도 펼치고 있다. 교육부를 중심으로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 각 부처의 특성에 맞는 대학 지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먼저 교육부의 'BK21플러스(Brain Korea21+)' 사업은 창조경제를 실현할 석·박사급 창의인재 양성을 목표로 세계 수준의 우수한 대학원 육성과 연구인력 양성을 지원하는 고등교육 인력양성 사업이다. BK21사업은 지난 1999년 1단계, 2006년 2단계를 거쳐, 지금은 3단계인 BK21플러스사업이 진행 중이다. 2013년부터 7년간 580개 사업단을 선정해 총 3조 3,143억 원이 투입된다. 이번 사업을 통해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에 선도적 역할을 할 신기술 창출, 독창성 있는 인문사회, 문화콘텐츠, 디자인 등 융복합 분야를 주도할 최고급 석·박사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엔지니어링특성화대학원 사업'은 정부가 연 10억 원을 투자해 150명의 석·박사급 고급인재를 키워내기 위한 사업이다. 특성화 과정 운영, 우수 교수진 및 학생 유치, 프로젝트 경험 지식 배양을 목표로 한다. 기획·설계 능력과 프로젝트 관리 기본 역량 등을 갖춘 글로벌 리더급 엔지니어링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해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현장 경험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고, 국내외 인턴십 등을 통해 글로벌 감각도 높이고 있다.

환경부의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지원사업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관련 연구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2006년 시작된 사업이다. 매년 최대 1억 5,000만원씩, 5년간 7억5,000만원의 국비가 지원된다. 대학원은 기후변화 교과과정을 개설하고, 산·학·연 협력체계를 구축했으며, 대학원 간 연구 성과 교류 등을 통해 기후변화대응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사업'은 창조적인 아이디어 탐색 및 개발을 통해 미래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융합원천기술 분야를 개척할 수 있는 선행기획 연구 과제 발굴을 위해 연구단을 선정해 인재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BK21플러스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부 관계자는 "미래를 설계할 인재 양성의 중심인 대학의 경쟁력은 곧 국가 경쟁력"이라며 "지능 정보화 사회로의 진입으로 고급인력이 더욱 필요한 시기에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학과 정부의 인재 양성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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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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