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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ㆍ달러 환율이 주요2개국(G2, 미국·중국) 변수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연초 이후 지난달까지만 해도 외환당국이 '브레이크'를 걸 만큼 급등했던 환율은 최근 한달 사이 80원 가까이 빠지며 1,160원대로 내려앉았다. 시장에서는 대외요인에 따른 과도한 쏠림현상을 우려하지만 외환당국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10원80전 하락한 1,162원50전에 마감하며 하루 만에 연저점을 경신했다. 지난 17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과 관련해 '비둘기적' 기조를 보이자 이틀간 원ㆍ달러 환율은 30원80전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1,160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12월29일 이후 두달반 만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조절은 신흥국 통화들의 랠리를 견인했지만 원화의 경우 다른 주요국에 비해 진폭이 큰 편이다. 최근 이틀간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2.6% 상승한 데 비해 일본 엔화와 대만달러·싱가포르달러의 상승폭은 각각 2.11%, 1.28%, 2%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원화가 중국 위안화의 '프록시(proxy)' 통화 취급을 받으면서 G2 변수에 유난히 더 큰 변동폭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이틀간 많이 떨어진 것도 연초 중국 경기불안으로 환율 상승폭이 컸기 때문이다.
김익주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원화는 위안화의 프록시 통화라는 인식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그동안 너무 올랐다가 (미 FOMC 이후) 되돌아가는 것"이라며 "중국 리스크에 중국보다 한국이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실제 위안화에 대한 원화의 동조화 현상은 뚜렷하다.
문제는 경제여건에 딱히 변화가 없는데 환율 변동성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한국 펀더멘털에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훈풍 때문에 환율이 급락한 것이라 원화강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며 "당분간 신흥국 통화가 강세를 보이더라도 변동성을 수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시장의 눈치 보기가 극심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외환당국은 시장의 쏠림현상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한달 전인 지난달 19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1,240원대에 접근했을 때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공동으로 구두개입에 나섰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시장은 출렁이지만 추세로 볼 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