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짜리 딸을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19일 경찰에 체포된 아이의 의붓아버지 안모(38) 씨는 아이의 친모이자 자신의 아내인 한모(36) 씨가 집안 화장실의 욕조에서 딸을 상대로 가혹행위 해 숨졌다고 진술했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딸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한 계부 안 씨로부터 “애 엄마가 소변을 못 가린다며 딸을 물을 받아놓은 욕조에 서너 차례 집어넣었더니 의식을 잃었다는 말을 했다”는 진술을 20일 확보했다. 9살이 된 딸이 학교에 입학하지 않자 경찰의 수사를 받다 지난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씨는 유서에 “죽일 의도는 없었는데 미안하다”고 남겼다.
경찰에 따르면 안 씨는 또 “숨진 딸의 시신을 청주 청원구의 자택 베란다에 사흘간 방치했다가 충북 진천의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유력한 용의자인 한 씨가 사망했지만 진실 규명 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라며 “자살한 한 씨를 부검하고 암매장된 딸이 숨졌을 당시 상황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수사한 내용만으로는 안 씨에게 아동 학대와 관련해 형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며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은 모두 피하고 책임을 전적으로 부인에게 떠넘기는 식으로 진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 씨는 사건이 발생한 2011년 12월 중순 오전 8시 출근했다가 오후 9시 퇴근했다며 자신은 딸 사망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박희윤기자 hy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