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은 내수산업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전문가들은 면세점이야말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수출산업이라고 강조한다.
동북아 면세 시장이 ‘한국형 시내 면세점’을 모방하며 경쟁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 면세점들은 반대로 해외 곳곳에 사업장을 속속 내고 있는 점만 봐도 그렇다. 특히 일본과 태국 현지에서는 막 시작된 시내 면세점 사업까지 주도하며 ‘면세 한류’를 퍼뜨리고 있다.
선봉엔 자타공인 ‘면세점 전도사’ 롯데면세점이 섰다. 2012년 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 수카르노하타 공항에 해외 매장을 개장한 이래 2013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점, 2014년 7월 괌 공항점, 2014년 9월 일본 간사이 공항점 등 3개국에 4개 매장을 열었다. 수카르노하타 공항점의 경우 운영 1년 만에 공항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올해는 이달말 일본 도쿄 긴자 시내면세점, 6월 태국 방콕 시내면세점을 개장한다. 이럴 경우 해외 매장은 총 6개로 국내 매장 수(7개·월드타워점 포함)에 필적하게 된다.
해외 시장 공략은 현지화 전략은 물론 글로벌 면세점과 입찰 경쟁을 펼쳐야 해 롯데면세점의 성과는 상당히 놀랄만한 결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3,000여억원으로 국내 매출(4조7,389억원)에 비하면 아직 미미하지만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을 특혜산업으로 보고 쉽게 생각하는 인식이 많은데 외국인을 유치해 외화를 획득하는 수출산업으로 봐야 한다”며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면세점 사업 운영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롯데면세점은 이에 그치지 않고 202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1,300만 명을 유치해 현 세계 3위 면세점에서 세계 1위 자리에까지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도 최근 해외 진출 확대에 시동을 걸며 글로벌 면세점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고 있다. 2014년 10월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에 화장품·향수 면세점을 개장하며 해외 무대를 노크한 신라면세점은 같은 해 11월 마카오 국제공항에도 매장을 잇따라 열었다. 지난해 3월에는 미국 면세점문기업 디패스(DFASS)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상품조달에서 판매까지 글로벌 유통라인을 탄탄하게 갖췄다. 이에 더해 올해는 태국 푸켓에 시내면세점을 개점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일본 도쿄 시내면세점까지 열 계획이다. 신라면세점은 2014년 기준 매출 규모로 세계 7위에 올라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에는 공항면세점 밖에 없었는데 연내 첫 시내면세점을 선보일 것”이라며 “듀프리, DFS 등 세계 굴지의 면세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꾸준히 해외 입찰 기회를 모색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