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김종인 비례순번 종일 오르락내리락… "파국 막자" 주류 일단 후퇴

김종인 - 비대위 '비례순번' 갈등

金 "대표직 내려놓겠다" 강력 반발에 재조정

갈등 봉합했지만 총선 이후까지 후유증 클 듯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비례대표 순번은 21일 하루 동안 롤러코스터를 탔다. 주류의 반발로 2번에서 14번으로 강등됐다가 김 대표의 '당무 거부'에 주류 측에서 양보, 다시 2번으로 원상복구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양측의 갈등이 적나라하게 노출돼 앞으로 봉합되더라도 후유증이 만만찮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민주 비대위는 이날 비공개 회동을 수차례 열고 김 대표의 비례대표 순번을 2번에서 14번으로 재조정, 배치했다. 우윤근 비대위원 등 범주류 의원들이 김 대표의 '셀프 공천'에 반발하며 김 대표의 비례대표 번호를 후순위에 배치하자고 주장한 것이다. 14번은 더민주의 현재 지지도를 감안하면 당선 마지노선으로 분류된다.

이에 김 대표가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20일 자신이 확정한 비례대표 명단 수정 시도에 당무 거부를 선언한 김 대표는 비대위가 14번으로 자신의 비례대표 순번을 조정하자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대표직도 내려놓겠다"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대위는 김 대표를 제외하고 비공개 회동을 다시 열고 김 대표의 번호를 재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비대위는 2번과 10·12·14번 등 당선 안정권에 김 대표를 포함해 최운열 서강대 교수 등을 배치하기로 하고 순번을 결정하게 되는 중앙위원회를 설득해 김 대표의 번호 지정은 비대위가 권한을 넘겨받는 방식으로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위에서도 김 대표가 2번을 받는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중앙위에서 공개발언을 신청하고 "문재인 전 대표도 김 대표가 2번을 받는 데 이견을 갖지 않았다"며 중앙위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가 김 대표의 의중을 받아들여 김 대표의 비례대표 순번을 다시 2번으로 올리자 대표직 사퇴도 불사하겠다던 김 대표는 "총선 때까지는 당에 남아 있겠다"며 "당 대표직 사퇴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2번에서 14번으로 가는 것은 김 대표의 자존심 문제가 걸려 있다"며 "김 대표가 14번을 확실히 받지 않겠다고 하셨으니 비대위가 잘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민주 비대위는 당무 거부를 선언한 김 대표의 업무 복귀를 위해서라도 김 대표의 비례대표 순번을 포함해 김 대표가 지명한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 최운열 교수 등은 당선 안정권에 보장할 방침이다. 도덕성 논란과 정체성 시비에 부딪혔던 박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가 지정한 대로 비례대표 1번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와 김성수 당 대변인 등 문 전 대표의 영입인사와 측근들은 비례대표 안정권에 배치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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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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