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사장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KT&G는 전현직 대표가 소환조사를 받은 데 이어 모두 구속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김석우 부장검사)는 배임수재 등 혐의를 받고 있는 백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24일 밝혔다. 백 사장은 이날 오전 검찰청사 앞에서 대기 중이던 취재진을 피해 지하 통로를 이용, 조사실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백 사장을 전격 소환해 조사하면서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그가 외국계 광고기획사 J사와 이 회사 협력업체인 국내 또 다른 광고기획사 A사로부터 “광고 수주를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했는지 여부다. 검찰은 J사 등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백 사장에게 뒷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J사와 A사는 광고주에 대금을 부풀려 청구하거나 하청업체와의 거래단가를 과다청구하는 등의 수법으로 최소 40억원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드러난 곳이다. 이에 따라 J사 대표 김모씨와 A사 대표 권모씨가 최근 구속됐다. 또 J사로부터 1억여원의 금품·접대를 받은 KT&G 마케팅본부 팀장급 직원 김모씨도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됐다.
J사는 앞서 2011년 KT&G의 통합 광고 솔루션, 미디어 홍보 등 포괄적 마케팅 용역사업을 수주한 바 있는데 당시 김씨가 광고예약 실무를 맡았고 백 사장은 해당 업무의 총괄 책임자였다. 검찰은 그동안 확보한 증거와 함께 이날 백 사장의 진술을 토대로 그를 추가 소환할지,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또 J사가 KT&G 핵심 계열회사인 KGC인삼공사 임원, 광고 업계에서 이름이 알려진 국내 한 대형 금융회사 이사대우, 정부지원금을 받은 양돈업체 간부 등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한 단서를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백 사장을 소환조사하며 수사를 확대 중인 검찰이 KT&G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건 지난해 7월부터다. 이후 5개월간의 수사 끝에 민영진 전 사장 등 KT&G 전현직 임원과 협력업체 대표 등 18명을 재판에 넘겼다. 민 전 사장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부하직원과 협력업체, 해외 바이어로부터 명품 시계 등 총 1억7,9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