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김무성, 靑에 정면 반기...총선후 계파 갈등·국정 혼란 불가피

김무성 '옥새반란'...정국 영향은

"혁신 약속했는데 지금 모습 그렇지 못해" 부산행

靑-金 더 큰 충돌이냐 봉합이냐 이번주가 고비

영도다리 걷는 김무성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4일 오후 부산 영도구 사무실에 도착한 뒤 영도다리를 걷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공천관리위의 의결이 보류된 5개 지역에 대해 최종 의결을 하지 않고 후보등록 만료일(25일)까지 최고위도 열지 않겠다고 했다. 2016.3.24      ccho@yna.co.kr(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영도다리 걷는 김무성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4일 오후 부산 영도구 사무실에 도착한 뒤 영도다리를 걷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공천관리위의 의결이 보류된 5개 지역에 대해 최종 의결을 하지 않고 후보등록 만료일(25일)까지 최고위도 열지 않겠다고 했다. 2016.3.24 ccho@yna.co.kr(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4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기자회견은 군사작전처럼 기습적이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11시로 예정됐던 최고위원회의를 취소했다. 이에 친박인 원유철 원내대표 등이 회의 개최를 위해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김 대표는 아예 받지 않았다. 이때부터 김 대표가 ‘모종의 결심’을 굳힌 게 아니냐는 해석이 흘러나왔다. 일부에서는 ‘대표 사퇴’ 관측도 나왔다. 오후2시쯤 김 대표는 30분 후에 기자회견을 연다는 소식을 문자메시지로 기자들에게 통보했다. 본인의 사퇴는 아니었지만 내용은 충격이었다. 지금까지 자신이 보류해온 서울 은평을, 대구 동구을, 대구 달성군, 대구 동구갑, 서울 송파을 등 5곳을 무공천 지역으로 남겨놓겠다는 것이었는데 뜯어놓고 보면 친박인 이재만(대구 동구을) 전 대구 동구청장, 정종섭(대구 동갑) 전 행정자치부 장관, 추경호(대구 달성군) 전 국무조정실장의 출마를 완전 봉쇄하는 조치였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에 진박 의원들을 전진 배치시켜 국회 입성을 도운 뒤 총선 이후 국정안정을 꾀하려는 전략에 정면 배치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따라 청와대에 대한 김 대표의 기습항명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날 새벽 5개 공천 보류지역에 대한 마지막 추인을 위해 열린 최고위에서는 김 대표가 책상을 두 차례 내리치며 “당신이 나한테 하는 태도가 너무하지”라는 고성이 회의장 밖으로 새나갈 정도로 험악했다. 이에 원 원내대표는 “김 대표가 ‘힘들어서 못해 먹겠다’고 해서 ‘화가 나도 공천지역을 계속 남겨놓으면 안 된다’는 취지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다”고 말했다. 회의 직후 이들은 새벽시간에 여의도 국회 앞 감자탕집에서 가벼운 술자리를 가졌다. 박종희 공관위원은 회식자리 후 “김 대표와 원 원내대표가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고 소주잔을 주고받았다”고 밝혀 갈등이 봉합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때부터 대표 사퇴와 보류지역 5곳에 대한 무공천을 놓고 저울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은 예고된 항명이었던 셈이다.


김 대표는 22일 밤 김학용 대표 비서실장을 비롯해 김성태·김영우·권성동 의원 등 측근들에게 “당 대표를 그만두고 유승민을 살려보겠다”고 했다는 후문이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이렇게 치욕스럽게 정치를 하느니 차라리 대표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대권주자로서의 행보에 집중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며 대표 사퇴까지 감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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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을 억울하게 떠난 동지들이 남긴 ‘이는 정의가 아니고 민주주의가 아니다. 불공정하기 짝이 없는 밀실공천에 불복하겠다’는 말씀이 제 가슴에 비수로 꽂힌다”면서 “20대 총선에는 정치혁신을 이루겠다고 수없이 약속했는데 지금 우리의 모습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회견 후 자신의 고향이자 지역구가 있는 부산으로 내려갔다.

고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통해 정계에 입문해 상교동계 막내로 정치를 배운 김 대표가 과거 YS가 청와대와 대립할 때 고향 거제로 내려가 칩거한 것처럼 휘발성이 큰 사안을 터트려놓고 부산으로 내려가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김무성 대표가 그동안 누누이 강조해왔던 상향식 공천이 의미를 잃지 않도록 결기를 보여야 할 마지막 순간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며 “어차피 총선이 끝나면 대표직에서 내려와야 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비박계를 살려놔야 본인의 정치적 미래가 보장될 수 있다는 현실적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권을 놓고 몸값을 올리려는 김 대표와 하반기 레임덕을 막고 국정안정을 꾀하려는 청와대가 더 크게 부딪힐지, 아니면 일단은 봉합을 할지는 이번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윤석기자nagija@sed.co.kr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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