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7개 금융공기업 성과연봉제 도입 '강수'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탈퇴..."개별협상으로 진행" 밝혀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하는 7개 금융공기업이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탈퇴를 선언했다. 개별 협상을 통해서라도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지만 금융노조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실제 도입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은행권 사용자 모임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4차 대표자 회의를 열어 “7개 금융공기업이 협의회를 탈퇴하겠다고 최종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탈퇴하기로 한 7개 금융공기업은 산업·기업· 수출입은행과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등이다.


금융공기업들은 “금융노조가 사용자협의회에서 제안한 산별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 구성을 거부했고 지난 24일 보내온 산별교섭 노측 요구안에는 성과연봉제 도입은 물론이고 저성과자 관리방안 도입과 같은 사측 요구사항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금융노조는 성과주의 저지를 위해 6월 중 교섭을 결렬하고 쟁의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어서 현재의 산별교섭 형태로는 성과연봉제의 기한 내 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성과연봉제 도입이 정부의 경영평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기한 내에 도입하지 못하면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조속한 도입이 시급하다”며 “이에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하고 개별 협상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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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금융공기업들의 강수는 금융 당국의 계속되는 압박과 무관하지 않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제2차 금융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정책금융기관에도 혁신을 유도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성과 중심 문화 정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히는 등 압박을 멈추지 않고 있다. 금융공기업들은 외부 용역을 통해 성과주의와 관련한 세부 기준안 마련에 나서는 등 성과주의 도입 작업을 물밑에서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금융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이날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회의를 마친 뒤 언론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노조의 저지로 무산됐다. 특히 노조는 다음달 7일로 예정된 산별교섭을 앞두고 사용자협의회 측이 사전 통보도 없이 이를 결정했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은행들이 갹출한 돈으로 운영되는 은행회관에서 은행원을 궁지로 내모는 성과연봉제 도입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노조와 논의 없는 이런 일방적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했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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