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대만의 홍하이그룹 산하 폭스콘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샤프를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샤프도 같은 날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매각안을 의결했다. 양사는 4월 2일 샤프의 본사가 있는 오사카에서 정식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폭스콘은 당초 예정대로 샤프의 주식 66%를 매입하되, 주당 매입 가격을 당초 118엔에서 88엔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폭스콘의 총 출자액은 4,890억엔에서 3,888억엔으로 줄어들었다. 샤프가 보유한 약 3,000억엔 규모의 우발채무(소송 및 회계변경 등으로 불거질 수 있는 채무)와 직전 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 연결 영업적자가 1,700억 엔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실적 전망을 반영한 결과다.
도시바도 이날 백색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도시바라이프스타일의 지분 80.1%를 세계 2위 백색가전업체인 중국 메이디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지분 양도는 6월 30일에 이뤄지며 매각금액은 537억 엔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민관협력펀드 산업혁신기구(INCJ) 주도 하에 샤프와 도시바의 백색가전사업을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기술 유출을 막고 사업재편을 통해 일본 전자산업을 재건하겠다는 명분에서다.
그러나 폭스콘이 INCJ가 제안한 금액의 1.5배에 달하는 4,890억엔이라는 출자액을 제시하면서 샤프 이사회는 중국행을 택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갈 곳이 없어진 도시바라이프스타일도 해외 매각으로 방향을 전환, 결국 중국의 메이더 품에 안겼다.
다만 결과적으로 폭스콘이 지급할 최종 출자액(3,888억엔)과 INCJ가 약속한 금액(3,000억엔) 사이에 큰 차이가 없게 되면서 일본 내에서는 중국에 핵심 전자업체들을 헐값에 빼앗기게 됐다는 비판 여론이 일 것으로 보인다. 샤프 주거래은행의 한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결과가 절망적이지만 이제 와서 돌이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연유진·이수민기자 economicu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