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양안정상회담, 대만 대선엔 역효과

中 매체 독립 경고, 대만 국민 자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대만 총통의 역사적 정상회담이 기대와 달리 대만의 정치구도에 역효과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9일 로이터 등은 "양안 정상회담 이후 대만 국민들은 내년 선거에서 대만의 미래와 양안관계를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시마회담으로 불리는 이번 양안 정상회담이 중국과 대만 국민당의 바람과 달리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양안 정상회담 이후 중국 관영매체들의 대만 독립에 대한 경고가 오히려 대만 국민들을 자극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번 정상회담이 대만 독립 반대의 쇠말뚝"이라며 "대만의 어떤 정당도 대만 독립의 마지노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아예 선거개입 성격이 강한 논평을 쏟아냈다. 신문은 "대만의 새 정권이 '92공식'을 무시하면 양안관계는 필연적으로 후퇴할 것"이라며 유력한 총통 후보인 차이잉원 민진당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로이터는 중국이 지난 2005년 대만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는 반국가분열법을 제정할 정도로 대만의 변화에 민감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이 이미 기운 대만 선거의 판세를 뒤집기에는 시기상으로 늦었다"며 "다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에 경제·정치 측면에서 양안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압박 수단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마회담 이후 대만 여론의 반응도 예상보다 호의적이지 못하다. 대만연합보 조사 결과 정상회담에서 마 총통의 언행에 대해 만족을 나타낸 응답자는 37.1%에 불과했다. 33.8%는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또 정상회담이 양안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44.8%가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국민당 지지자의 53%는 양안관계를 낙관한 반면 민진당 지지자의 63%는 양안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정상회담이 중국과 국민당의 바람과 달리 내년 대만 대선과 총선 지지율에도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민당 후보인 주리룬 국민당 주석의 지지율은 16.4%로 민진당 차이잉원 후보 지지율인 47.1%의 3분의1에 불과하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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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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