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일본의 고령화는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2016년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국가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고, 부채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났으며,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된 인구까지 보유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의 미래도 예외는 아니다. By Chris Matthews◀

지난해는 심각한 경제 상황 이야기가 끊임없이 불거진 한 해였다. 그중 일본의 최근 상황은 전 세계에 울린 가장 두려운 경종이나 다름없었다. 세계 3위 규모의 일본 경제는 2015년 3분기 0.8% 성장으로까지 쪼그라들었다. 일본은 지난해 11월, 7년 만에 5번째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아베 신조 총리가 디스인플레이션 *역주: 가격이 하락하는 디플레이션과는 달리, 디스인플레이션은 상승한 물가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과 마이너스 성장을 타파하고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상황이 악화된 것이었다. 그는 대규모 경기 부양과 구조적 노동개혁, 금융 완화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는 정책을 펼쳐 경제를 살리고자 했다. 그러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어느 정도는 점증하는 정치적 압박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 바로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된 일본의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의 인구는 지난 10년간 0.6% 감소했다. 반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4%에서 25% 이상으로 크게 늘어났다. 그 결과 일본 기업들은 시장이 축소될 것으로 우려해 새 자본 지출에 투자하기를 꺼렸다. 정부 개입으로 실업률은 낮게 유지 됐지만, 실질임금 성장이 정체되었다. 결국 일본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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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국가와 비교해 보면, 일본은 초기보단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을 수도 있다. 미국과 중국, 독일 등 거대 경제는 2050년까지 65세 인구 비중이 2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노령화는 경제 성장과 공적 사회안전망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본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다른 국가들의 부채 비율 역시 불어날 수 있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 High Frequency Economics의 수석 경제학자 칼 와인버그 Carl Weinberg는 “전례 없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유한 국가들은 역사적으로 국가 전반의 꾸준한 경제 성장을 당연하게 여겼다. 그는 “일본이 바로 현실 직시의 신호탄”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이 문제를 완화시키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일본의 양적 완화 프로그램(미국의 양적 완화보다도 더 큰 규모다)으로 인해 일본중앙은행(Bank of Japan)은 매달 80조 엔의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이런 수준이라면, 중앙은행은 2027년 정부 부채를 모두 떠안게 된다. 물론 그전에 통화 붕괴가 먼저 일어나겠지만 말이다.

도쿄의 한 사원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노인들. 일본은 전체 인구가 줄어드는 반면, 젊은 인구 대비 고령층 비율은 늘어나고 있다.도쿄의 한 사원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노인들. 일본은 전체 인구가 줄어드는 반면, 젊은 인구 대비 고령층 비율은 늘어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전 세계가 일본과 비슷한 재정 위기를 피할 수 있을까? 일본인들이 이민에 대해 조금 다른 각도로 생각해 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치계에서 불러일으키는 두려움과는 달리, 젊은 이민자들은 출산율 하락과 인구 고령화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세계의 인구 부양책이 일본의 인구 성장을 해결해 줄 순 없다. 와인버그는 “일본에게 필요한 건 유동성이 아니라 인구”라고 설명했다.

하제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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