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현장, 4·13 빅매치] 서울 영등포을, 신경민 “야권단일화하자” 김종구 "할거면 4·5번과 해라"

야권단일화 결렬될 듯

여론조사 1위 권영세 새누리당 후보 ‘어부지리’ 얻나

“아이구, 3번(국민의당 후보) 때문에 녹아나고 있습니다. 1번(새누리당 후보)하고 싸워야 하는데 힘이 안 생길 정도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31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을의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서울 신길동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야권 단일화의 필요성과 함께 지지를 호소했다.


19대 국회의원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신경민 후보는 “3번에 대한 투표는 사표(死票)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1번에게 투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러한 구도가 그대로 이어져 야권이 궤멸한다면 역사의 심판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신경민 후보는 김종구 국민의당 후보에게 다양한 경로로 단일화 협상을 제안하고 있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후보신경민 더불어민주당 후보




연합뉴스와 K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권영세 새누리당 후보가 38.4%의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신경민 후보가 28.2%, 김종구 후보가 12.9%로 뒤를 잇고 있다.

오후 5시 신길1동 대신시장 근처에서 만난 김종구 후보는 “신경민 후보가 4년 동안 잘했으면 왜 저리 (여론조사에서) 밀려 있고 단일화를 하자고 호소하냐”며 “단일화를 할거면 나 빼고 4·5번 후보와 하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종구 후보는 이 지역에서 구의원, 시의원을 역임해 상당한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종구 후보는 “19대 총선을 앞두고 내가 이 지역구에서 준비를 잘하고 있을 때 김효석 전 의원이 강서로 갔고 김한길 의원도 여론조사에서 저에게 밀려 다른 지역으로 갔다”며 “선거를 20여일 남겨놓고 당에서 신경민 후보를 전략공천으로 꽂아 내렸는데 그때는 참고 신경민 후보를 도왔다”고 주장했다. 4년 전에는 양보한 만큼 이번에는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종구 후보는 이어 유세차에 올라 연설을 진행하면서도 이 같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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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구 국민의당 후보김종구 국민의당 후보


이에 신경민 후보 측은 “19대 총선 당시 영등포을 전략공천은 중앙당 차원의 결정인데 당 지역위원장도 아니었던 김종구 후보가 단일화를 해줬다는 것은 맞지 않다”며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4일 전까지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단일화 협상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경민 후보와 신길동 거리에서 만난 한 40대 여성은 “팬인데 지지율이 좀 낮은 것 같아 걱정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부동산에서 만난 한 70대 여성은 “당은 상관없는데 지킬 수 있는 공약을 내라”며 “국회의원도 좀 줄여라. 서로 귀한 줄 알아야 싸움을 안한다”고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나타냈다.

오후 6시 신길동에서 만난 권영세 후보도 “주민들을 만나면 ‘여당이나 야당이나 싸우지 마라. 싸우라고 국회 보낸거냐’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며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권영세 후보는 2002년 16대 보궐선거 첫 당선을 시작으로 17, 18대까지 이 지역에서만 3선을 기록했고 이번에 4선에 도전한다.

권영세 후보는 “야권 단일화가 되든, 어느 후보든지 제가 열심히 노력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나타내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선거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이날 신길동을 찾아 권영세 후보 지원에 나섰다.

권영세 새누리당 후보권영세 새누리당 후보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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