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동안 5,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한 외국인투자가의 반전 행보에 코스피지수가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차익실현 매물로 인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1%(22.28포인트) 떨어진 1,973.57로 마감했다. 지난달 30일 77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으로 2,000을 넘긴 코스피는 불과 이틀동안 28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1,970선대로 다시 주저앉았다.
지난 두 달간 순매수를 이어가며 코스피를 끌어올린 외국인은 지난달 31일과 이날 각각 2,105억원과 3,045억원씩 총 5,15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하락에 앞장섰다. 이날 순매도 규모는 올 들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외국인의 순매도 상위종목에는 대형주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틀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1위·1,307억원)와 삼성전자우(2위·324억원), 삼성물산(3위·300억원), 한국전력(4위·297억원), 기아차(5위·284억원)였다. 이어 삼성생명과 호텔신라, 현대증권, 한국항공우주 등이 뒤를 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중심 종목의 매도가 지수 하락을 더욱 부채질했다.
증권가는 국내외 증시의 악재로 인한 매도가 아닌 만큼 일시적인 차익실현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코스피를 2,000포인트까지 끌어올린 상황에서 어제 중국의 MSCI 신흥지수 편입 이슈가 일종의 매도의 빌미로 작용했다”며 “다만 MSCI 편입은 일시적인 이슈이고 이날 발표된 국내 무역수지나 중국의 경제지표 등이 모두 좋았던 만큼 국내외 증시에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 매도물량이 쏟아졌다고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이 상승 마감한 것은 외국인의 매도가 시스템적인 리스크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일시적인 차익실현 매물이 나타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2,000선을 재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000선 안착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글로벌 유동성 확대 기조로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확대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최근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세가 국내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 강화로 이어진다면 밸류에이션 부담도 완화할 수 있어 2,000선 재돌파와 안착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