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IMF "獨, 그리스 부채감면 없다면 구제금융서 발 뺄 것"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공개

그리스, 라가르드에 해명 요구

국제통화기금(IMF)이 독일에 그리스의 부채감면에 동의하지 않으면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에서 발을 빼겠다고 압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의 공개로 드러났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위키리크스는 IMF 유럽 부문 책임자인 폴 톰슨이 독일에 그리스의 채무부담을 덜어주지 않으면 IMF가 그리스 구제금융에서 빠지겠다고 압박하는 문제를 동료들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톰슨은 지난달 19일 동료들과의 통화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그리스의 채무부담을 덜어주지 않으면 IMF가 860억유로 규모의 3차 구제금융에서 빠지는 것을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톰슨은 “메르켈 총리는 IMF 없이 진행할지 아닐지를 선택해야 한다”며 “하지만 독일 연방하원은 IMF가 빠지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톰슨은 IMF에서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관장하고 있다. 이 통화에는 IMF의 그리스 책임자인 델리아 벨쿨레스쿠도 참여했다.


그리스 측은 이번에 공개된 통화내용을 두고 IMF가 독일 등을 협박하고 있다면서 반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가 게로바실리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IMF의 공식 입장이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지는 상황을 만드는 것인지에 대해 설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도 이날 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에게 통화내용이 IMF의 공식 입장인지 설명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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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이번 위키리크스의 폭로가 그리스 구제금융 문제를 놓고 IMF와 유럽위원회 간 견해차가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IMF는 그리스의 채무감면과 함께 연금삭감, 소득세 비과세 대상 축소 등 긴축정책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유로존 입장을 대변하는 유럽위원회는 그리스의 긴축조치 완화를 선호하고 있다.

그리스 문제를 둘러싼 채권단 간 갈등이 확산돼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다시 한번 난항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WSJ는 “IMF 관계자들과 유럽위원회의 갈등으로 그리스 구제금융이 채권 만기가 도래하는 오는 7월까지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WSJ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대한 국민투표가 6월로 예정된 것도 그리스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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