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역대 최대 조세회피 문건 폭로]'첼리스트 친구' 검은돈 은닉..푸틴도 연루

아르헨 대통령·메시·청룽 등

각계 유명인사 유령회사 소유

시진핑 주석·캐머런 英총리는

측근·친인척들 조세회피 시도

푸틴푸틴




메시메시


청룽청룽




4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폭로한 조세회피처 문서는 1,150만건으로 데이터 양이 2.6TB(1TB=1,024GB)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 때문에 세부 내용이 순차적으로 발표될 경우 각국 정치·경제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12명의 전현직 지도자들이다. 최근 취임한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셰이크 하마드 빈 할리파 알사니 전 카타르 국왕, 이야드 알라위 전 이라크 총리, 알리 아부 라게브 전 요르단 총리가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문서에 직접 이름이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고강도 사정을 추진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주석,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측근이나 친인척도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조세회피를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푸틴의 친구인 유명 첼리스트 세르게이 롤두긴은 1,000만달러의 가치가 있는 역외 컴퍼니 소유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는 러시아 최대 트럭 제조사에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ICIJ는 전했다. ICIJ는 “사업가가 아닌 롤두긴은 이 회사의 진정한 수익자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면서 “입수한 문서를 보면 롤두긴은 푸틴 일파 내지 푸틴 본인의 대리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의 ‘사금고’로 알려진 로시야은행도 등장했다. 이 은행이 세운 ‘샌들우드콘티넨털’은 지난 2011년 2월 키프로스의 ‘호르위치트레이딩’이라는 회사에 2억달러를 빌려줬고 이튿날 샌들우드는 호르위치로부터 원금 2억달러와 그 이자를 회수할 권리를 버진 아일랜드의 ‘오브파이낸셜’에 1달러에 넘겼다. 같은 날 오브파이낸셜은 이 권리를 다시 롤두긴이 지배하는 파나마 회사 ‘인터내셔널 미디어 오버시스’로 1달러에 넘겼다. 2억달러라는 거금이 24시간 만에 3개국의 2개 은행과 4개 회사를 거치며 추적 불가능한 자금으로 세탁된 것이다.


캐머런 영국 총리의 아버지 이언 캐머런은 주식중개인으로 일하면서 운영한 펀드 ‘블레어홀딩스’의 세금회피를 위해 파나마에 이 펀드를 등록한 것으로 드러나 도덕성 논란에 휘말리게 됐다. 부패척결을 명분으로 정적을 제거해온 시 주석은 매형 덩자구이가 모색폰세카의 도움으로 ‘베스트이펙트’를 비롯한 버진아일랜드 회사 2개를 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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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리오넬 메시는 아버지 호세 오라시오 메시와 함께 파나마에 등록된 페이퍼컴퍼니 ‘메가스타 엔터프라이즈’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영화배우 청룽도 6개 이상의 페이퍼컴퍼니를 소유했다.

자료에는 글로벌 은행들이 모색폰세카와 함께 페이퍼컴퍼니 설립의 거간꾼 역할을 한 정황도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공적인 기록을 조작하고 의심거래를 숨김으로써 고객과 자신을 보호해왔다는 증거가 문서에 들어 있다는 것이다.

ICIJ 측은 이번 문건은 조세회피처가 탈세나 범죄 등에 얼마나 광범위하게 이용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ICIJ는 “파나마 같은 곳에 회사를 소유하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라면서도 “모색폰세카의 고객 중에는 피라미드 사기꾼이나 마약 거상, 조세회피범 등이 다수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모색폰세카는 ICIJ와 미디어 파트너들에게 보낸 답변 자료에서 “불법행위를 하거나 조장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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