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강봉균 새누리 선대위장이 꺼낸 증세, 논의 나설 때다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3일 증세 논쟁에 불을 붙였다. 그는 “일본이 증세를 얘기하지 않고 쓰기만 해서 10년 사이 세계 1등의 국가부채를 진 나라가 됐다”며 “증세를 안 하면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누리당 지도부와 사전조율을 거친 것 같지는 않지만 그렇더라도 그가 여당의 총선 사령탑이라는 무게감을 고려하면 단순히 개인 소신의 차원으로 무시할 수 없다.


증세 이슈는 적어도 여당에서는 누구도 건드리기 힘든 성역이었다. 오죽하면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말 한마디를 했다가 새누리당을 탈당해야 했겠는가. 하지만 가만 들여다보면 새누리당 내에도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은 엄연히 존재한다. 김무성 대표만 해도 지난해 2월 교섭단체 대표연설 때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며 “증세는 복지지출의 중복과 비효율을 없앤 뒤 더 나은 대안을 찾을 수 없을 때 국민의 뜻을 물어보고 추진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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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임한 포퓰리즘 주장을 걷어내면 복지확대는 대세다. 양극화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처방전이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투자다. 강 위원장의 발언이 아니더라도 복지 확대를 위해 온 국민이 부담을 나눠 질 의향이 있는지 논의하고 준비하는 것은 진작부터 필요한 일이었다. 지금까지 ‘저부담 저복지’ 시대를 살았다면 앞으로는 ‘중부담 중복지’로 가야 한다. 누가 어떻게 질지에 대해 모든 당사자가 참여해 논의해야 하나 한가지 지켜야 할 원칙은 국민개세주의다. 우리나라는 국민의 40% 이상이 근로소득세를 한푼도 내지 않는다. 아무리 적은 액수라도 누구나 세금을 내야 하는 것은 헌법이 국민에게 부과한 의무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법인세 인상은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아일랜드·중국·일본·인도·영국 등 수많은 나라가 경쟁적으로 법인세 인하에 나서는 것은 기업이 예뻐서가 아니라 신성장동력 확보와 고용창출 등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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