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오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한국과 멕시코 정상이 한·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를 긍정 검토하고 한국이 추진 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을 멕시코가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함에 따라 양국 모두 이번 합의를 시장확대의 계기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4일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열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지난 2008년 중단된 한·멕시코 FTA 협상 재개 여부를 검토하게 될 실무협의체를 올해 4·4분기에 출범시킨다. 더불어 이 협의체는 한국의 TPP 가입을 지원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니에토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멕시코는 한국이 TPP에 가입하도록 지원할 것이며 또한 한·멕시코 FTA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해 양국의 우의와 협력을 재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박 대통령은 “이번 실무협의에서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좋은 결실을 거두어 가자”고 화답했다.
기아자동차 멕시코공장과 관련한 누에보레온주(州)의 ‘혜택 재검토’ 건에 대해 니에토 대통령이 경제부장관에게 해결을 지시한 것도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성과다. 문제가 해결되면 기아차는 멕시코에서 만든 차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활용해 미국 시장에 보다 싸게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니에토 대통령에게 “양국 산업자원협력위원회 확대 개편과 경제협력위원회 신설 합의를 토대로 에너지, 보건·의료, 교통, 환경 등 새로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한국의 기술력을 접목시키는 방안, 멕시코의 가스화력발전 및 열병합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원격진료와 스마트 물관리, 지능형교통시스템(ITS) 등 한국의 앞선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사업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해나가자고 박 대통령은 제안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인호 무역협회 회장, 조현상 효성 부사장 등 한국과 멕시코 경제인들이 5일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한·멕시코 비즈니스 포럼에서 박수치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시티 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열린 한·멕시코 비즈니스 포럼에도 참가해 양국 경제인들에게 △교역·투자 확대 △인프라 분야 협력 강화 △신산업 협력 활성화 △에너지 신산업 협력 강화 등 양국 경제 공동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오늘 양국이 한·멕시코 FTA 협의 개시와 한국 TPP 가입 시 멕시코의 지원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올해 중에 개최하기로 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FTA와 TPP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포럼에 참가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에 대해 “한·멕시코 FTA에 거는 경제인들의 기대는 아주 크다”면서 “협력을 뒷받침할 제도적인 틀의 필요성이 매우 높은 만큼 하루빨리 협상이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멕시코 경제인들에게 스페인어로 “훈토스 바모스 아시엔토 카미노(Juntos vamos haciendo camino·우리 함께 길을 만들어갑시다)”라고 말하며 친근감을 표시해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멕시코시티=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