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호·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가 다음달 열리는 ‘베이징 모터쇼’에 모두 불참한다. 세계 최대 타이어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 현지 모터쇼에 한국업체들이 참가하지 않는 것은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이다.
낮은 가격을 앞세운 중국 타이어업체들이 모터쇼장을 장악하고 있어 이들과 거리 두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7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업체들은 다음달 25일 개막하는 ‘2016 베이징 모터쇼’에 부스를 꾸리지 않는다. 중국 최대 모터쇼인 베이징모터쇼는 상하이모터쇼와 함께 격년으로 진행된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중국 현지 타이어 업체들과 뒤섞여 전시할 경우 저가타이어로 오해받을 수 있다”며 “올해부터 중국 모터쇼에 불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까지 국내 타이어 3사는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해 모터쇼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실제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상하이모터쇼에서 독일 포르츠하임대와 공동개발한 콘셉트 타이어를 선보였다. 금호타이어는 ‘프레스데이’에 자사 홍보대사인 중국 여배우 류이페이(劉亦菲)를 무대에 세울 만큼 중국 고객 잡기를 위해 노력했다. 또한 중국 내 최대 모터스포츠 대회 CTCC(China Touring Car Championship)와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다. ‘하이테크 랩’을 콘셉트로 전시장을 꾸몄던 넥센타이어는 중국어로 된 설명서를 부스에 제대로 비치하지 않아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국내 3사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교두보로 삼았던 모터쇼에 불참하는 이유는 그만큼 중국 저가타이어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다는 방증이다. 미국에서 발표한 지난해 글로벌 타이어 톱75에 속한 중국 기업은 34개로 전체 절반 가까운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2,37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 중국은 자동차는 물론 타이어 산업에서도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타이어 시장에서 한국을 비롯한 외국 다국적기업과 중국 업체 간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이에 맞서 국내 타이어 3사가 올해를 기점으로 고급화 전략을 꾀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