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청사 방호 담당자 및 청소 담당 아주머니들로부터 채용관리과 전자키 옆 벽면에 네 자리 숫자가 쓰여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현장 확인을 나갔을 때 이 번호들은 모두 지워진 상태”라고 7일 밝혔다.
서울청사의 청소를 담당하는 아주머니들은 ‘관행’적으로 사무실 출입 벽면에 출입 비밀번호를 적어둔다. 아주머니들이 담당하는 모든 사무실의 비밀번호를 외울 수 없어서 생겨난 것이다. 하지만 이 번호는 송씨의 사무실 침입에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인사처는 이 같은 사실을 모두 알고도 경찰에 수사 의뢰 시 전달하지 않았다. 게다가 정부청사 방호 담당자는 인사처의 수사 의뢰 전 청사 벽면에 적힌 모든 비밀번호를 청소 아주머니들에게 지우라고 했다. 이에 인사처가 수사의 혼선을 초래했다는 비판과 함께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아울러 담당 사무관과 주무관은 공무원 PC 보안규정도 지키지 않았다. 공무원 PC는 △부팅 단계의 시모스(CMOS) 암호 △윈도 운영체계 암호 △화면보호기 암호 △중요문서 암호를 모두 설정하게 돼 있지만 이들 공무원 모두 시모스 암호와 문서 암호를 걸어두지 않았다. 앞서 6일 인사처는 “담당 사무관과 주무관이 보안규칙을 위반하지 않았다”면서 “보안지침을 따랐기 때문에 PC에 이상 징후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라 설명한 바 있지만 결국 이는 거짓 해명이 된 셈이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