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새누리당 후보 38.1%,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 49.1%. 서울경제신문이 지난 3일 발표한 대구 수성갑의 여론조사 결과다. 이외에도 김부겸 더민주 후보가 많게는 20%포인트 이상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지만 양측 모두 대구의 정치 1번지 수성갑의 선거 전망에 대해 “그래도 대구. 대구에서도 수성구 아닙니꺼”라고 답했다. “승산이 있다”는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 측과 “방심할 수 없다”는 김부겸 더민주 후보 측 모두 섣부른 패배나 승리를 예측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8일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는 오전7시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100번의 큰절로 출근길 유권자들을 맞았다. 그는 6일부터 새누리당의 오만함을 백배사죄하는 ‘100번의 절’을 하겠다며 출근길에서 매일 큰절을 하고 있다. 김 후보는 “새누리당이 공천 과정에서 잘못된 모습을 보여드린 점에 대해 대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는 대구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기업 유치’를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방문으로 이 같은 공약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노 관장은 7일 김문수 후보와 함께 선거운동을 하며 “창조교육센터를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유세차에서 “저는 경기도지사 시절 다수의 해외, 국내 대기업을 유치한 경험이 있다”며 “저의 인맥을 총동원해서 대기업을 유치하겠다. 발목 잡는 야당으로 대구 경제를 살릴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 측은 “대부분의 여론조사가 500명을 대상으로 하지만 2,000명으로 표본을 늘리면 오차범위에 근접해 있다”며 “주말 동안 최선을 다하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김부겸 더민주 후보는 벽을 보고 연설을 하는 ‘벽치기 유세’를 하며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벽치기 유세는 주민이 집 안방에서도 들을 수 있도록 담벼락을 보며 차분하게 호소하는 방식의 유세다. 그는 “31년 만에 야권의 후보를 대구에서 뽑아달라”며 “야당이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제가 더욱 노력하겠다”고 호소했다. 벽치기 유세 중 백발의 한 노인은 집 문밖으로 나와 “아까 사전투표하고 왔심니더. 이번에는 될낍니다”라며 김부겸 후보의 손을 잡았다.
김 후보는 “대구 수성갑은 대구 중에서도 새누리당 지지층이 가장 두터운 곳”이라며 “여론조사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기 때문에 변화의 바람을 느끼고 있지만 선거가 끝날 때까지 방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구=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