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정책금융 부문을 독려하기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포상금을 내거는 등 대표적인 국책금융기관에 시중은행 스타일의 경영을 접목하고 있다. 시중은행 출신이 산은 회장에 선임되면서 국책은행에도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중소중견기업 지원 등 정책금융 자금 공급 집행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7월 중순까지를 기업여신영업추진 중점기간으로 정하고 포상금 1,500만원을 걸었다. 국책은행이 포상 방안 등 인센티브를 내건 것은 상당히 이례적 행보라는 게 산은 안팎의 시선이다.
아울러 산은은 본점과 영업점을 군별로 나눠 전체 자금 공급을 승인 실적별로 평가해 직원평가(KPI)에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에서 잔뼈가 굵은 이 회장이 정책금융에도 긴장감을 불어넣어 이를 독려하기 위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금융에도 시중은행과 같은 포상금 등이 적용되면서 내부에서도 당황스럽다는 반응과 신선하다는 반응이 뒤섞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책금융 강화를 위해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생소하지만 국책은행에 신선한 변화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다만 좋은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직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속도와 방법도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산은에 ‘혁신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우수한 인재의 집합체인 산은에 변화와 혁신이 가미된다면 조직의 잠재력이 배가될 것이란 게 그의 믿음이다. 이 회장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산은 창립 제62주년 기념식’에서도 임직원들에게 “창조적 파괴로 혁신과 변화가 계속되는 강한 조직을 만들자”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