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에서 재기를 노리던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총선에서 승리했다면 단숨에 여권 차기 대선주자로 올라설 수 있었겠지만 기세가 한풀 꺾이게 됐다.
오 후보는 13일 개표 결과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에 크게 뒤져 낙선이 확정됐다. 오 후보는 지난 2011년 서울시 무상급식 파동으로 서울시장직을 내놓고 야인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젊고 유능한 차기 지도자’라는 당내 여론을 유지하면서 기회를 노렸고 이번 총선 경선에서 종로 3선을 지낸 박진 전 의원을 꺾으면서 기세를 올렸다. 본선 과정에서도 각종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상대인 정세균 더민주 후보에게 리드를 뺏기지 않으면서 당선 기대감을 높였다.
당내에서는 오 후보가 이번 총선에서 승리했다면 단숨에 여권 잠룡 중 최우선 순위에 올랐을 것으로 내다봤다. 뚜렷한 대권 주자가 없는 친박계에서 오 후보 지원 가능성을 내비쳤고 비박계에서도 총선 패배로 친박계가 힘을 잃을 경우 당내 개혁을 주도할 적임자로 보는 분위기가 있었다. 당내 경쟁자인 김무성 대표는 총선 후 대표직을 내려놓을 예정이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텃밭 대구에서 낙선했다. 유승민 의원 또한 탈당한 터라 경쟁 그룹도 뚜렷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었다.
이번 총선 결과로 추진력은 다소 떨어졌지만 오 후보의 ‘대권 경쟁력’이 완전히 소멸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당내 경쟁 그룹이 강력하지 않은데다 총선 과정을 통해 오 후보를 향한 대중의 주목도가 높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오 후보가 새누리당의 총선 패배 이후 혁신 바람을 주도하면서 전면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오 후보의 ‘본선 경쟁력’에 한계가 있다고 본 친박계 등 당내 주류가 새 인물 찾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추후 본인의 경쟁력을 재확인할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