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이번 4·13 총선은 대권으로 가기 전 반드시 넘어야 할 첫번째 관문이었다.
야권연대가 무산된 가운데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할 경우 김무성 대표로서는 한숨을 돌리고 대권 준비를 위한 여건을 마련할 수 있었다.
앞서 김무성 대표는 지난달 이른바 ‘옥새 투쟁’으로 친박계가 주도해온 공천 과정에 결정적인 한방을 날리면서 총선 이후 ‘홀로서기’를 위한 기반도 닦아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새누리당이 과반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김무성 대표는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비록 부산 중·영도구에서 6선 고지에 등극했지만 김무성 대표는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을 뒤집어쓰는 것은 물론 향후 펼쳐질 친박계와의 당권 경쟁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김무성 대표로서는 임기를 2~3개월 앞두고 대표직에서 물러나더라도 대선 가도를 위해 당 주도권을 친박계로부터 반드시 지켜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렸다.
친박계는 차기 당 대표로 최경환 의원을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대구경북(TK) 지역의 총선 결과에 따라 ‘플랜B’로 신박(新朴)인 원유철 원내대표가 구원투수로 나설 수도 있다. 친박계는 공천 과정에서부터 이미 ‘다음 국회에서는 계파 싸움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비친 바 있다.
반면 비박계에서는 마땅한 대표 후보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김무성 대표로서는 원내대표라도 반드시 비박계 인사를 당선시켜 세력 균형을 도모해야 한다. 이와 함께 김무성 대표는 잠재적 경쟁자인 유승민 의원 등 범(汎)비박계와 전략적 연대를 통해 친박계의 공세에 맞설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