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공시생 수능도 부정행위, 허위 진단서로 1.5배 긴 시험시간…

공시생 수능도 부정행위, 허위 진단서로 1.5배 긴 시험시간…공시생 수능도 부정행위, 허위 진단서로 1.5배 긴 시험시간…




정부서울청사에 침입해 7급 공무원 시험 성적과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송모씨(26)가 과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송씨가 2011학년도와 2012학년도 수능에 응시하면서 의사를 속여 발급받은 약시 진단서를 제출해 저시력자 특별대상자 자격으로 과목당 1.5배 연장된 시험시간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14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5년 전인 2010년 8월 한 대학병원에서 시력검사를 받으면서 “검사표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거짓말로 약시 진단서를 발급받은 바 있다. 그는 이 허위 진단서를 2010년과 2011년 수능 당시 제출하고 저시력자로 분류돼 별도 시험장에서 다른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시험을 치르면서 과목당 1.5배씩 시험 시간을 늘렸다.

송씨는 2011학년도 수능 당시에는 매 교시가 끝난 후 답안이 인터넷상에 올라오는 점을 악용해 시험 중 화장실에 숨겨둔 휴대전화로 답안을 확인해 고득점을 얻을 수 있었다. 경찰은 송씨가 시험 시간을 늘려 받은 덕분에 일반 응시생의 시험 시간이 종료된 이후 인터넷에 정답이 올라오면 이를 확인, 답안지를 고칠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송씨는 이런 수법을 2015년 지역인재 7급 공무원 시험의 대학추천자 선발요건인 토익과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서도 이용했다. 지난해 2월 토익시험 당시에는 2010년 진단서가 오래돼 사용할수 없게 되자, 진단서 발급 날짜를 2015년 1월13일자로 위조해 제출하기도 했다. 그는 허위 진단서를 이용해 토익과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시각장애 유형으로 응시, 일반인보다 1.2배 많은 시간을 받았다.


송씨는 학과 성적을 관리하는 데에도 ‘위조 능력’을 발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해 학기 중 출석일수를 채우기 위해 위조한 허리협착증 진단서를 제출해 6차례 불출석을 출석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학과 성적 자체도 조작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성적 관리시스템 등을 확인한 결과 학과 성적에는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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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송씨는 지난 2월28일부터 4월1일까지 훔친 공무원증 3개를 이용해 5차례 정부청사를 드나들고, 청사 내 인사처 채용관리과 사무실에 들어가 자신의 지역인재 7급 필기시험 성적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그는 인사혁신처가 주관하는 본 시험에 앞서 학교에서 선발시험 격으로 치르는 PSAT(공직적격성평가) 모의시험을 앞두고 문제를 출제하는 서울 신림동의 한 학원에 들어가 문제지와 정답지를 훔친 혐의도 의심된다. 경찰은 송씨와 같은 문제로 1차 전형에 합격한 107명을 조사한 결과, 송씨와 통화하거나 유출된 문제를 받은 응시생은 없는 것으로 결론 지었다.

경찰은 송씨에게 건조물 침입, 절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공전자기록변작, 공문서 부정행사, 야간건조물침입절도, 사문서 위조·행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대학교 자체 선발시험을 사설 학원에 위탁하는 점과 정부청사 보안 체계 등의 문제점을 인사혁신처와 행정자치부에 알렸다. 또한 허위 진단서를 이용해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과 관련해서도 교육부, 한국토익위원회, 국사편찬위원회에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통보할 방침이다.

[사진=SBS 제공]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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