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이른바 ‘에듀테크’ 기업으로 불리는 신흥 교육기업들이 부상하고 있다. 에듀테크란 교육을 뜻하는 영어 ‘에듀케이션’과 기술의 ‘테크놀로지’를 합한 말로 교육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좀 더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말한다. 혁신에 둔감한 탓에 학생 정원 감소 등으로 매출 정체를 거듭해왔던 교육업계지만 기술력에 눈을 뜨면서 새로운 성장세를 구가하는 사례가 하나둘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스터디맥스가 대표적이다. 미국과 영국·호주 등에 거주하는 1만여 원어민을 인터뷰한 내용으로 영어 학습을 서비스하는 이 회사는 출시 5년 만에 100억원대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급성장은 업계 최초로 도입한 음성분석 시스템 덕분이다. 이 시스템은 원어민의 억양·강세·리듬감·속도를 중심으로 학습자의 영어 발음을 비교 분석해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소리를 시각화해 보여줘 자신의 영어 발음이 원어민과 어떻게 다른지 확인할 수도 있다. 특히 스트리밍 방식으로 콘텐츠가 제공되고 PC뿐만 아니라 태블릿PC,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도 구현되는 기술력으로 학습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에듀테크 기업은 국내에 안주해온 기존 교육업체들과 달리 글로벌 진출이 유리한 게 장점이다. 맞춤형 수학교육 스타트업인 노리의 경우 창업 4년 만에 미국 70개 중고교에 프로그램을 공급한 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대형 교육업체와 서비스 공급 계약을 맺었다. 내로라하는 기존 교육기업들도 해내지 못한 성과다. 창업 전 대치동에서 수학학원을 운영했던 김용재 노리 대표가 4,000명이 넘는 학생들을 지도하며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3년 넘게 개발자들과 함께 효율적인 수학교육 알고리즘 개발에 몰두한 결과다. 김 대표는 “지금처럼 종이 매체를 이용한 공부는 학생들의 데이터가 저장되지 않고 학생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본인과 교사 모두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어려워 이른바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양산되고 있다”며 “미국에서 교사의 역할을 ‘코칭(coaching)’이라고 표현하듯이 국내 역시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컴퓨터가 분석해 적절한 콘텐츠를 제공해주고 교사는 학생들이 학습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담당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부상하는 에듀테크 기업은 메가스터디 등 과거 1세대 온라인 교육기업과 성격이 다르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1세대 기업들이 인터넷 웹 기술을 바탕으로 인터넷 강의를 통해 ‘접근성’을 해결했다면 2세대 기업들은 데이터 마이닝, 머신 러닝, 모바일 기술 등을 통해 ‘개인화’에 초점을 맞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이러한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에듀테크 기업으로의 인재 유입 및 투자 유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강남 스타 영어강사와 세계적인 음성학 권위자 등이 협력해 만든 영어교육 스타트업 베코스는 수억원의 엔젤투자를 이끌어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기존 교육업체 역시 IT DNA 수혈에 힘쓰고 있다. 에스티앤컴퍼니의 한 관계자는 “1,000여명의 공무원시험 합격자와 토익 고득점자 등을 찾아 인터뷰한 후 이들의 공부 방법을 듣고 데이터를 축적해 효과적으로 점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프로그래밍화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교육기업이지만 엔씨소프트·SK 커뮤니케이션즈 등의 개발자들을 수시로 채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